목 통증, 두통, 어지럼증… 혹시 상부 경추 불안정성 때문일까?
[전문의기고]
- 기자명매경헬스
- 입력 2025.04.17 16:41

경직돼 있던 근육이 풀리지 않고, 목이 아프고 두통이 자주 발생하며, 어지럼증까지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 문제가 아닌 목 위쪽 구조인 상부 경추(C1~C2)의 불안정성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이를 두개경부 불안정성(Cranio-Cervical Instability, CCI)이라고 하며, 최근 많은 환자가 이 문제로 오랜 시간 진단을 받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부경추는 머리와 척추를 연결하는 중요한 부위로, 뇌로 향하는 주요 혈관인 내경동맥(internal carotid artery)이 경추 뼈 바로 앞을 지나간다. 이 부위가 틀어지거나 불안정하면 혈관이 눌리게 되고, 뇌로 가는 혈류에 영향을 주어 다양한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는 후두부 두통, 빙빙 도는 어지럼증, 이명(귀울림), 시야 흐림, 집중력 저하, 만성 피로, 소화 장애 등이 있다.
이런 증상들은 MRI나 일반 X-ray로는 뚜렷한 원인이 보이지 않아 '스트레스성'으로 치부되기 쉽다. 하지만 기능성 이상, 특히 움직일 때의 경추 분절의 불안정은 X-ray와 MRI와 같은 정적인 영상으로는 진단이 어려워 정렬과 움직임의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내원한 유아 환자의 사경(고개 기울어짐), 수년간 이명과 어지럼증으로 약물 치료를 받아온 50대 여성 환자 모두가 상부 경추의 교정 치료를 통해 뚜렷한 호전을 보였다. 모두 병의 원인을 정확히 몰라 어려움을 겪던 환자들이다. 여러 해외 논문 등에서도 이 같은 교정 치료의 효과가 입증되었다.
치료는 정확한 진단을 위한 평가와 함께 도수치료, 자세 교정, 근육 이완과 안정화 운동이 병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약물이나 주사로 증상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을 바로잡는 치료가 핵심이다.

목의 문제는 통증뿐만 아니라 자율신경계, 혈류, 감정 상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 성격이 예민해진 걸까?", "나는 왜 멍한 상태가 자주 올까?" 고민하는 환자라면 목의 정렬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한다. 아픈 것이 당연한 게 아니다. 다만 아직 진짜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