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 운동이 '세포 폐기물' 제거…"심장·신경질환 예방"

입력2024.08.26. 오전 11:42

 

근력 운동이 세포 폐기물 제거 메커니즘을 촉진해 심장·신경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근력 운동이 '세포 폐기물' 제거 메커니즘을 촉진해 근육과 신경을 튼튼히 만들고 심장·신경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비행사의 근육 약화 등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독일 본대, 독일 쾰른스포츠대, 독일 힐데스하임대 등 연구팀은 근력운동을 하면 단백질 'BAG3'을 활성화해 세포 내 손상된 성분인 세포 폐기물이 자가포식(autophagy)으로 제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연구결과를 2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공개했다. 자가포식은 손상된 세포 구성 성분을 스스로 제거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근육과 신경은 많이 쓰이는 만큼 닳거나 손상될 위험을 항상 안고 있다. 장기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육과 신경을 구성하는 세포에서 폐기물들이 효율적으로 제거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의 핵심 단백질인 BAG3에 주목했다. BAG3은 다른 단백질의 구조를 안정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샤프론 단백질 중 하나다. 특히 BAG3은 세포 내 손상된 구성 요소를 식별하고 이를 세포막으로 감싸 자가포식으로 제거될 수 있는 '자가포식소체'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가포식소체가 세포 폐기물을 모으는 일종의 쓰레기봉투인 셈이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와 실험쥐가 근력 운동을 할 때 BAG3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 근력 운동을 한 뒤 활성화됐다. 특히 근력 운동을 한 뒤 휴식을 취할 때 인산이 떨어져 나가면서 활성화됐다. 인산이 붙은 인산화 과정을 통해 활성화되는 일반적인 단백질 세포의 메커니즘과 다른 것이다.

연구팀은 인산을 제거하는 효소를 통해 운동하지 않고도 BAG3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근력 약화, 심부전, 신경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에 참여한 세바스찬 겔러트 힐데스하임대 교수는 "BAG3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근력 운동이 무엇인지 알게됐다"면서 "이를 활용해 운동선수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최적화하고 물리 치료 환자가 근육을 잘 키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참가자들의 세포를 연구한 결과 BAG3 돌연변이는 팔과 다리의 신경 섬유가 손상돼 손발을 움직일 수 없는 샤르코-마리-투스 증후군이라는 신경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BAG3의 손상 요소 제거 메커니즘이 잘 작동하지 못하면 신경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참고자료>
doi.org/10.1016/j.cub.2024.07.088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