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기반으로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유전자 교정 치료를 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됐다. 다양한 종류의 암에 적용할 유전자 치료 플랫폼 기술로 기대된다.
KAIST는 정현정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항체를 이용해 크리스퍼 단백질을 생체 내 표적 조직에 특이적으로 전달하는 항암 신약을 개발해 암세포에 유전자 교정 치료 및 항암 효능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지난달 29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기존 화학적 항암치료제와 달리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반 유전자 교정 치료제는 질병에 관련된 표적 유전자를 영구적으로 교정할 수 있어 암과 유전 질환 치료제로 각광받는다. 문제는 크리스퍼 단백질의 분자량이 크고 세포 독성 문제가 있어 암 조직으로 전달되는 효율과 효능이 적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단백질을 이루는 특정 아미노산을 변환해 생체 분자를 더 많이 결합할 수 있고 생체 내 생화학 과정을 방해하지 않는 단백질을 개발했다. 개량한 크리스퍼 단백질은 난소암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와 결합해 나노복합체를 형성했다.
연구팀은 항체 결합 크리스퍼 나노복합체가 암세포 표면의 '종양 항원'을 표적해 난소암세포와 동물모델에서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나노복합체가 암세포 내에서 세포주기를 관장하는 유전자를 교정해 암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항암 효과가 잘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최초로 크리스퍼 단백질과 항체를 결합해 효과적으로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치료제를 전달하고 항암 효능을 보였다는 것이 의의"라며 "생체 내 유전자 교정 치료 및 다양한 암종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관련 태그 뉴스
-
멍게에서 추출한 항암 치료제 원리 찾았다…"암세포 DNA 복구 차단"
국내 연구팀이 멍게에서 추출한 항암 치료제가 암세포를 억제하는 원리를 알아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올란도 쉐러 유전체항상성연구단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샤나 스털라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카리브해에 사는 멍게 엑티나시디아 터비나타(학명 Ecteinascidia turbinata)에서 최초로 추출된 항암 물질인 '트라벡테딘'이 항암 작용을 하는 메커니즘을 알아내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15일 게재했다고 13일 밝혔다. 항암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주로 암...
-
늙은 암세포, 암세포 생존·전이 이끈다
세포분열을 더 이상 하지 않아 그 기능이 소실된 것으로 여겨졌던 노화한 암세포가 실제로는 암세포의 생존과 전이를 촉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태준 아주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암의 진화와 세포노화 과정 간 연관성을 최초로 증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온라인판에 이달 게재됐다. 노화 종양세포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세포분열이 일어나지 않는 암세포다. 세포분열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암 성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미미할 것으로 여겨졌다. 최근 노화종양세포가 다른 암세포의 생...
-
[의학사로 보는 세상] 암세포 죽이려 세균 죽이는 약을 쓰게 된 이유
사람의 정상세포는 30회 정도 분열을 하면 더 이상 생존하지 못하고 스스로 죽어 없어지는 것이 자연 현상이다. 그러나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면 죽어 없어지지 않고 거의 무한대로 자라나게 된다. 암세포는 주변 조직으로 침입해 들어가므로 결과적으로 정상세포와 조직이 암세포로 바뀌게 되어 정상 기능을 못하게 된다. 요즘은 약(항암제), 수술, 방사선요법 등 좋은 치료법이 많이 발전하여 암치료 효과가 전보다 많이 개선되었지만 그래도 암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섬뜩해지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세균 죽이는...
-
저산소 환경에서 '암세포 사멸' 유도하는 법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저산소 환경에서 세포의 안정성을 유지하게 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저산소 환경을 좋아하는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혁신 항암 신약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김정훈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저산소 환경에서 세포가 안정성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산소는 세포의 생존과 성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일반 대기 중 산소 농도인 약 21%보다 낮은 저산소 환경에 노출된 세포는 살아남기 위해 분자 수준에서 재구축을 한다. 환경 적...
- 이병구 기자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