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흐르는 혈관(동맥)의 안쪽 막에 지방 덩어리가 잔뜩 끼었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혈관이 좁아지고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게 된다. 바로 죽상경화증이다. 혈관이 아예 막히면 생명을 위협하는 심근경색증, 뇌졸중(뇌경색-뇌출혈)이 생길 수 있다. 혈관에 지방 덩어리가 많이 쌓였을 때 이를 제거하면 심장-뇌혈관질환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혈관에 콜레스테롤 너무 많이 쌓이면...핏속이 걸쭉해져 굳어간다
죽상경화증이란 '죽'(먹는 죽과 같은 걸쭉한 상태)과 '경화'(단단하다)를 합친 용어이다. 혈관 속의 지방 덩어리가 혈관 전체가 아닌 일부분에만 쌓인 증상이다. 병변이 혈관에 넓게 펴져 있는 동맥경화증과는 의미가 다르다. 고혈압, 당뇨병 뿐만 아니라 특히 고콜레스테롤혈증이 큰 영향을 미친다.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이 쌓인 상태다. 간에서 합성되는 콜레스테롤 외에 음식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절제해서 먹어야 한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이렇게 많이 늘었나"..."기름기 많은 음식 너무 좋아"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고콜레스테롤혈증은 2022년 22.0%나 됐다. 2012년 11.9%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식습관이 서구식으로 바뀌고 있는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름기가 많은 돼지비계, 삼겹살, 고기 내장, 가공육, 튀긴 과자를 즐기고 채소-과일을 덜 먹는 습관을 들 수 있다. 특히 단 음식-음료를 찾는 사람이 많아 설탕 섭취도 늘고 있다. 혈관을 좀먹는 담배연기도 피해야 한다. 살이 찌고 혈관에 중성지방-콜레스테롤이 쌓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초기엔 증상 없고...혈관 50% 이상 좁아지면 불쾌한 느낌
상당한 정도의 죽상경화증이 있더라도 증상이 곧바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죽상경화증이 진행되어 혈관(동맥) 속이 50% 이상 좁아지면 피의 흐름이 떨어져 비로소 증상을 느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심장, 뇌, 팔다리에 혈액이 부족한 불편한 증상을 느끼는 것이다. 혈관이 아예 막히면 생명을 위협하는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 같은 응급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심각한 죽상경화증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채소-과일, 잡곡, 콩류 등이 도움...남이 피운 담배연기도 피해야
죽상경화증의 위험인자(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가 있거나 혈관 질환이 의심이 되는 경우 의사(심장내과)와 상담하여 심전도 검사 등을 검토하는 게 좋다. 평소 고열량 음식,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섭취, 음주를 줄이고 채소-과일, 잡곡, 콩류를 적정량 먹는 게 도움이 된다. 육류를 먹어도 가능하면 살코기 위주로 먹어야 한다. 꾸준한 운동도 중요하다. 담배는 꼭 끊고 간접흡연도 피해야 한다. 담배연기 속의 유해물질들이 미세혈관들을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