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하신 대로 사는 생활 지식/창조주 하나님의 교회: 실상과 허상

구마교회 탈출했지만 고통 계속‥"외계에서 온 것 같아"

heojohn 2025. 1. 28. 22:33

조건희2025. 1. 28. 20:07

 
 

 

◀ 앵커 ▶

미성년자들을 정서적으로 지배하며 성적으로 착취하는 '그루밍 성범죄', 적지 않게 확인되곤 하는데요.

어렵게 범죄가 발견돼 피해에서 벗어나더라도, 그 이후 사실상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들의 목소리를 조건희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경기 안산시 구마교회에서는 약 20년 동안 수십 명의 어린이들이 사실상 감금돼 성범죄 피해를 입었습니다.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정서적 가혹행위도 이어졌습니다.

[박수진(가명)/피해자(지난 2023년)] "다 큰 성인만 (성범죄 대상이) 아니고, (저희는) 13살, 14살인 애들부터 시작해서 그들의 성 노리개처럼…"

범행을 주도한 오 모 목사는 3년 전 대법원에서 징역 25년형이 확정됐습니다.

피해자들은 구마교회를 빠져나왔지만, 고통은 진행중입니다.

신도였던 부모 손에 이끌려 12살에 구마교회에 들어간 송민지 씨는 20여 년 동안 학교도 한번 가지 못했습니다.

33살이 돼서 사회에 나왔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송민지(가명)/피해자(음성변조)] "저는 그냥 약간 외계에서 온 것 같아요. 먹을 걸 (어떻게) 사야 되는지도 모르고. 은행에 가서 통장이라는 걸 개설을 해본 적도 없고."

식당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땄지만, 일상적인 소통과 조직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송민지(가명)/피해자(음성변조)] "맨날 많이 울었어요. 교회에서도 많이 울기도 했는데 사회에 나와서 더 많이 울게 되더라고요. 사회에 쓸모없는 인간 같은 생각이 많이…"

이들을 지원하는 곳은 찾기 힘듭니다.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범죄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던 미국에선 피해자들을 전담해 돕는 민간단체들이 있습니다.

공책에 적은 상담일지는 20여 년 동안 수십 권이 쌓였습니다.

피해 신고부터 취업 상담까지를 돕는 이 단체 대표는, 사제 성범죄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로버트 훗슨/로드 투 리커버리 대표] "피해자들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일과 직장을 다니는 일에 대한 고충, 그리고 대부분의 일을 해낼 수 없을 거란 무력감에 휩싸입니다."

[프레드 마리글리아노/가톨릭 아동성범죄 피해자] "저는 여전히 악몽을 꾸고 있습니다. '로드 투 리커버리'는 는 저를 구했어요. (로버트는) 하나님께서 아동성범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이곳으로 보내신 것 같아요."

가톨릭 사제 성범죄 문제를 처음 제기한 미첼 변호사는 그루밍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단언합니다.

[미첼 가라비디언/가톨릭 아동성범죄 피해자 변호사] "피해자들은 외로운 삶에 놓여 있습니다. 그들은 (사회에서) 외로움 속에 있는 거예요."

구마교회 오 목사에게 지난해 10월 피해자들에게 수억 원씩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지만, 이미 재산은 빼돌린 것으로 알려져 실질적 피해 보상도 기약하기 어렵습니다.

MBC 뉴스 조건희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이유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