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11.15. 오후 5:47
1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최초로 CAR-T세포 치료제로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치료를 받은 환자 부-티 투-타오는 최근 기존에 복용하던 루푸스 약을 모두 끊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의료기술을 공부하는 대학생이 돼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루푸스'란 이름으로 알려진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피부, 관절, 폐 등 전신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특별한 완치법이 없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루푸스를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은 증상이 완화됐다가 심해지는 현상이 만성적으로 반복된다.
투-타오의 치료를 주도한 독일 에를랑겐대병원 연구진은 투-타오의 사례에 힘입어 이후 루푸스, 전신성 경화증 등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15명에게 CAR-T세포 치료를 실시했다. 2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된 이들 환자의 치료 경과에 따르면 치료 4~29개월 후 루푸스 환자 8명은 모두 증상이 완전히 없어졌다. 치료를 받은 환자 전원이 질환의 증상을 억제하기 위한 면역억제제 복용을 중단했지만 질병이 재발하지 않았다.
면역질환자에 대한 CAR-T세포 치료는 의료진에게도 '모험'이었다. CAR-T세포 치료가 정식 도입된 암 치료의 경우 환자의 면역세포(T세포)에 암세포를 겨냥하는 수용체를 발현시키도록 유전정보를 변화시키는 방식이다. 암세포를 파괴하도록 새로운 유전자 세포를 삽입해 정상적인 T세포가 암세포를 능동적으로 찾아내 파괴할 수 있도록 한다.
자가면역질환에선 암세포가 아닌 잘못 작동하는 면역세포인 B세포를 겨냥해야 한다. 주입된 세포 치료제가 B세포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면역반응이 일어날 수 있게 된다. 전신의 백혈구가 급격히 활성화되며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대량으로 방출되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성이 암세포를 파괴할 때보다 크게 증가한다.
하지만 실제로 에를랑겐대병원 연구진이 CAR-T세포 치료를 실시한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은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이 일어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치료 대상이 된 루푸스나 전신성 경화증은 다른 자가면역질환에 비해 파괴해야 할 B세포가 적다는 것을 원인으로 추측했다.
학계는 여전히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CAR-T세포 치료에 신중하다. CAR-T세포 치료는 치료 과정에서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뇌에 영향을 미치는 자가면역질환과 환자의 체내에서 동시에 작용하게 되면 뇌와 관련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외 바이오 업계에선 CAR-T세포 치료를 자가면역질환에 확대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활발하다. 스위스 노바티스, 중국 그라셀바이오텍 등 해외 제약사들이 CAR-T세포 치료제의 적응증을 루푸스로 확대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큐로셀이 루푸스에 대한, 지씨셀이 루푸스의 합병증인 루푸스 신염에 대한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참고 자료>
- 10.1056/NEJMoa2308917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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