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20대 여성이 모기에 물린 뒤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재발하면서 혼수상태까지 겪은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루시 슬로슨(21)은 2022년 터키 안탈리아에서 휴가 중 몸이 부풀고 발진이 생겼다. 영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증상이 더 심해져 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면서 시력이 떨어지고 다리는 파랗게 변했다.
병원을 찾은 슬로슨은 검사 결과, A군 연쇄상구균 감염으로 인한 만성 피로와 기능성 신경 장애를 진단받았다. 또 슬로슨이 이전에 앓았던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모기 물림으로 인해 재발하면서 면역 체계를 약화시켜 증상이 나빠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일주일간 의식을 잃었던 슬로슨은 깨어났지만 걷지도, 말하지도 못했다. 그는 전업 간병팀의 도움을 받으며 조금씩 회복해 이제 동네를 걸어 다닐 수 있고, 병에 걸리기 전 즐기던 폴댄스도 다시 시작했다. 슬로슨은 “이제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도전이며 작은 진전에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모기 물린 곳 비위생적인 손으로 심하게 긁으면 감염될 수 있어
슬로슨이 감염됐던 A군 연쇄상구균(Group A Streptococcus, GAS)은 피부, 목, 점막 등에 감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다. 일반적으로 목감기(편도염)와 성홍열의 원인이 되지만, 심한 경우 살을 파먹는 괴사성 근막염이나 독성 쇼크 증후군(TSS)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피부에 생긴 상처나 긁힌 부위를 통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모기 물린 후 심하게 긁거나 손을 씻지 않은 상태에서 만지면 A군 연쇄상구균이 침투할 수 있다. 따라서, 모기에 물렸을 때 절대 손톱으로 긁지 않고, 감염되지 않도록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슬로슨의 사례와 같이 A군 연쇄상구균은 체내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되거나 상처를 통해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 만약 과거에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을 겪었던 사람이 모기 물린 부위를 심하게 긁어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 세균이 침투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심각한 경우 패혈증이 발생하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빠른 심장 박동, 의식 저하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슬로슨처럼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라면 기능성 신경 장애와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항생제로 치료…예방 위해 개인 위생 철저히 지켜야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은 항생제 치료가 필수적이다. 특히 인후염이나 피부 감염이 있으면 페니실린 계열의 항생제를 10일간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괴사성 근막염이나 독성 쇼크 증후군 같은 심각한 감염이 발생하면 수술적 치료(괴사 조직 제거) 및 강력한 항생제 투여가 필요할 수 있다.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을 예방하려면 외출 후와 식사 전후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다. 모기 물린 부위나 긁힌 상처는 즉시 소독하고 깨끗한 밴드를 붙인다. 감염자의 침방울, 피부 접촉 등을 통해 균이 전파될 수 있으므로 감염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 충분한 수면을 통해 면역력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