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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모두 '착한 암' 아니야…전이 단계 생존율 뚝 떨어져

heojohn 2025. 3. 18. 20:27
  •  기자명서정윤 기자 
  •  입력 2025.03.18 16:00

전립선암, 5년 상대생존율 90% 이상 ‘착한 암’ 분류

환자는 매년 증가 추세, 3분의 1은 전이 단계로 발전
PARP 저해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에 효과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면역 기능 저하와 만성 질환에 취약한 고령층의 암 예방이 사회적 과제로 꼽힌다.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암 완치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암 진행이 빠르거나 전이되는 경우 생존율은 떨어진다.

지난 20년간 10배가량 발병률이 증가한 '전립선암'은 완치율이 높아 대표적인 '착한 암'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립선암 역시 환자의 3분의 1전은 전이 단계로 발전해 생존율이 절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치료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남성 암 발병률 2위 '전립선암'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전립선암 신규 환자는 2만754명으로 5년 전(2017년 1만3126명) 대비 58.11%, 20년 전(2002년 2148명) 대비 9.6배 이상 증가했다. 신규 환자의 79%인 1만6404명은 65세 이상인데, 5년 전과 비교하면 약 63.5% 증가한 규모다. 가파른 증가세에 따라 2021년 남성 암 발생률 4위였던 전립선암은 1년 만에 폐암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전립선암은 유전적 요인과 남성호르몬의 영향, 고열량 지방 섭취 등 서구화된 식습관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로 전립선 가장자리 말초부위에 발생해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못 느낄 수 있다. 암 조직이 점차 커져 요도를 압박하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잔뇨감, 요절박, 빈뇨, 요실금 등 배뇨 증상을 보이며,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정액증이나 혈뇨가 나타날 수도 있다. 방광과 요관에 영향을 줄 정도로 암이 진행되면 요관 폐색에 의한 수신증과 신부전을 겪기도 한다.

◆ 전립선암 모두 '착한 암' 아니야

 

전립선암은 비교적 순한 '착한 암'으로 인식돼 왔다. 2010년대 이후 5년 상대생존율이 90%를 넘겼고, 환자의 3분의 2는 완치율이 높은 국소암 단계에서 진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자의 3분의 1은 암이 상당 기간 진행됐거나 생존율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전이 단계로 발전된다. 특히 고령층 환자들 가운데는 전립선암 증상을 일시적인 배뇨 장애로 오인해 방치하거나, 비용이나 호르몬 요법의 부작용, 주변 인식 등에 부담을 느끼고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

 

또 호르몬 요법이 길어지면 결국 호르몬에 반응하지 않는 암세포만 살아남아 전이되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이때 평균 생존기간은 약 2년,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1년 미만이었다. 그만큼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의 초기 치료가 중요하지만 그간 적절한 치료법이 없어 항암제로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에 그쳤다.

다행히 2023년 2월 국내 모든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저해제가 표적치료제로 승인되면서 새로운 전립선암 치료의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암세포 분열 시 손상된 DNA의 복구를 돕는 효소 PARP의 활동을 방해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원리로, 더 이상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된 것이다.

◆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 등장

현재 국내에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PARP 저해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린파자정이 있다. 최초의 PARP 저해제로도 알려진 린파자정을 기존 전립선암 치료제 아비라테론을 병용할 경우, 유전자 변이와 관계없이 1차 비항암화학요법으로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항암화학요법 치료 경험이 없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게 린파자정과 아비라테론 병용요법을 사용한 임상 시험 결과,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HR)은 34% 감소했으며 치료 후 질병이 악화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PFS)도 평균 8.2개월 연장됐다. 효과는 유전자 변이와 무관하게 나타났으나, HRR 변이가 있는 환자에선 50%까지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이밖에도 BRCA 변이가 있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게 린파자정 단독요법을 사용하자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이 78% 감소했다.

의료진들은 PARP 저해제와 같이 부작용이 적은 비항암요법의 최신 약제가 등장함에 따라, 그간 항암요법에 부담을 느끼고 연명 치료에 의존해왔던 고령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들도 보다 개선된 표적치료 환경을 누리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그동안 진료현장에서 다수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와 가족들이 치료를 포기하거나 부담감을 느끼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생명 연장은 물론 삶의 질까지 챙길 수 있는 치료제가 있는 이상 치료에 대한 의지를 갖고 필요한 노력을 다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PARP 저해제의 보험 급여 적용이 이뤄진다면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표적 치료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