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자연산 민물고기를 회로 먹는 사람이 꽤 있다. 질병관리청은 간흡충, 장흡충, 폐흡충 등 장내 기생충 감염병 관리를 위해 5대강 주변 유행지역 39개 시·군 주민 2만 4000명을 대상으로 장내 기생충 감염 실태를 조사한다고 17일 밝혔다. 간흡충(간디스토마)이 위험요인인 담도암(쓸갯길 암)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암을 ‘확실하게’ 일으킬 수 있는 물질...간흡충 “너무 무서워”
국내 장내 기생충 감염병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간흡충은 유행지역 하천의 자연산 민물고기를 생식하여 감염된다. 간흡충은 만성적 담도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하면 담도암을 일으킬 수 있는 발암 원인체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간흡충을 생물학적 발암원인체 1군(group 1)으로 분류하고 있다. 1군은 사람에게 암을 ‘확실하게’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다.
일부 지역은 여전히 높은 감염률...“자연산 민물고기는 꼭 익혀 먹어야”
질병관리청은 2005년부터 간흡충 유행지역을 중심으로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 조사 및 치료지원 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다. 2024년 조사 결과, 간흡충 감염률은 2.3%이다. 2012년 9.4% → 2021년 3.3%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유행 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5% 이상의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질병청은 “자연산 민물고기는 반드시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감염이 의심되면 각 지역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 주실 것”을 당부하고 있다.
담도암 한해에 5005명...담즙(쓸개즙)의 통로에 암이 생기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보건복지부-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에만 우리나라에서 담낭·담도암은 남녀를 합쳐서 7848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다. 담낭암 2843명, 기타 담도암 5005명이었다. 환자 수로 볼 때 국내 10대 암이다. 남자 4284명, 여자 3564명 등 남녀 환자 수 차이가 크지 않다. 담낭은 쓸개, 담도는 쓸갯길이다. 지방의 소화를 돕는 담즙(쓸개즙)이 간에서 분비되어 십이지장으로 흘러 들어가기까지의 경로를 담도라고 한다.
“민물회는 권하지도 말아야”...B형 간염 예방접종 중요
간흡충은 사람의 담도 안에 오랫동안 기생하면서 담도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 자연산 민물회 금지는 물론 민물고기를 손질한 칼과 도마는 뜨거운 물로 깨끗이 씻어 관리해야 한다. 민물회는 권하지도 말아야 한다. 간흡충에 감염되었다면 치료약(프라지콴텔)으로 꼭 치료해야 한다. 또한 간염에 걸리면 담낭-담도암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므로 B형 간염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B형 간염은 감암의 최대 위험요인이기도 하다. 과체중 또는 비만한 경우 담낭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채소-과일을 충분히 먹으면 담낭-담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담도암 증상은?
담도암의 대표적 증상은 황달이다. 피부와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고, 갈색 소변과 회백색 변을 누며, 피부에 가려움증이 생긴다. 담도암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황달 증상도 거의 없고 복통이 가끔 오거나 간 기능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는 정도다. 열이 나는 경우도 있다. 체중 감소, 피곤,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가슴골 아래 한가운데에 오목하게 들어간 곳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나면 꽤 진행된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