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꼬리가 없는 이유는 사람의 유전자에 삽입된 DNA 조각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 그로스만 의대와 랑곤헬스 공동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꼬리 퇴화에 영향을 미친 유전자를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2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같은 영장류지만 원숭이는 꼬리가 있고 사람은 없다. 영장류 중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 등 유인원도 꼬리가 없다.
연구팀은 꼬리 유무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인간과 유인원의 DNA와 원숭이의 DNA 140개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인간과 유인원은 꼬리 발달과 연관이 있는 유전자인 TBXT라는 유전자의 동일한 위치에 Alu라는 DNA 조각이 삽입돼 있었다는 점을 알아냈다. Alu는 스스로 복제하며 다른 유전자의 염기서열 사이에 들어가 단백질 합성 등의 변화를 일으킨다.
연구팀은 Alu 삽입이 실제로 꼬리 유무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TBXT를 조작한 쥐 모델을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Alu를 삽입하는 유전자 교정을 진행한 쥐는 꼬리가 짧아지거나 사라지는 변화가 일어났다.
인간과 유인원에게 꼬리가 사라지는 진화가 일어난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다. 꼬리가 사라짐으로써 똑바로 걸을 수 있게 됐고 나무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어 땅에서의 생활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진 않았다.
유전자 변화는 신체에서 하나 이상의 기능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Alu 삽입은 인간과 유인원의 꼬리가 사라지도록 만드는 이점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다른 신체에는 해롭게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팀은 Alu 삽입을 한 쥐에서 신경관 결함이 증가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신생아들이 출생 시 신경관 결함이 발생하는 사례들이 있다. 연구팀은 신경관 손상이 Alu 삽입과 연관이 있는지 추후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꼬리 퇴화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화를 실험을 통해 실제로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연구팀이 네이처에 제출한 논문을 검토한 말테 스필만 독일 키엘대 교수는 “저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꼬리를 없애는 일을 실제로 해냈다는 사실이 매우 들뜨게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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