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生色)]
[생색-22] 보노보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입니다. 유전적 일치율이 98%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인관과 이 정도 동질성을 가진 동물은 침팬지정도 뿐입니다. 인간과 보노보는 약 700만~800만년 전 공동의 조상에서 분리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전적 동질성 때문일까요. 보노보는 여러모로 우리 인간과 닮았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모습에서 그렇습니다. 보노보는 우리 인간을 제외하고 동물 중 유일하게 혀를 사용해 키스합니다. 교미도 서로 얼굴을 맞대고 하는 ‘정상위’를 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인간제외)입니다.
이탈리아 화가 프란체스코 하예즈의 1859년 작품 ‘키스’.
보노보들이 높은 사회성을 유지하는 특별한 비결은 ‘교미’입니다. 서로 유대를 쌓을 때도, 갈등을 해결할 때도, 화해한 이후에도 이들은 교미합니다.
“어이 인간 우리가 사촌이라는데 ㅎㅎ” [사진출처=Wcalvin]또 혀를 사용해 키스하는 모습마저도 우리 인간을 닮았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영장류학자인 카노 다카요시는 “수컷 보노보들 사이에서도 키스와 구강 교미를 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기록했습니다.
“이게 보기보다 쉬운 게 아니에요.” 교미 중인 보노보. [사진출처=Rob Bixby]화가 나더라도 이들은 우선 교미부터하고 봅니다. ‘몸의 대화’는 공격성을 낮추고, 이들은 다시 평화로운 관계로 돌아가지요. 갈등의 구조에서 침팬지가 공격을 선택할 때, 보노보는 섹스라는 유화책을 꺼내 드는 셈입니다.
사교적인 보노보. [사진출처=Pierre Fidenci](물론 프란스 드발과 같은 대학자는 이같은 생각에 작은 반기를 들곤 합니다. “보노보가 평화를 위한 섹스를 하는 건 사실이지만, 지나친 낭만화는 경계해야 한다.”)
“엄마, 아빠가 누구냐고요” “몰라 인석아.”[ 사진출처=Christina Bergey](그러나 다른 수컷의 새끼를 차지하고 암컷을 차지하는 침팬치와 달리, 보노보 사회에서는 ‘영아 살해’가 아직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이 이론도 아직 완벽하지 않은 것이지요)
분명한 건 보노보가 일생동안 사랑을 나누는 존재라는 점입니다. 번식기에만 새끼를 치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이들은 사는 동안 교미를 멈추지 않습니다. 이미 새끼를 낳는 일이 불가능한 노년의 보노보도 교미를 하는 데 주저함이 없지요.
번식을 위한 교미를 넘어선 무언가를 보노보도 하는 것이지요. 쾌락을 위한 섹스는 오직 인간의 전유물이라는 건 오만한 생각일지 모릅니다. 발칙한 상상을 해봅니다. 보노보가 공동체를 평화롭게 유지하는 비결이, 어쩌면 우리 사회에도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여러분 사랑하세요, 저희처럼요”[사진출처=DBeaune]ㅇ보노보는 발정기 없이 평생 교미한다. 인간처럼 키스도 하고, 얼굴 보면서 한다.
ㅇ암수, 노소 안가리고 수시로 한다.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도구로 ‘교미’를 활용하는 것이다.
ㅇ보노보는 그렇게 평화로운 존재가 됐다.
<참고문헌>
ㅇ프란스 드발, 영장류의 평화만들기, 새물결,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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