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 입력 2022. 03. 03. 20:46 수정 2022. 03. 03. 22:27 댓글 152개https://tv.kakao.com/v/426771338
[앵커]
오늘(3일) 밀착카메라는 제주의 양봉농가로 가봤습니다. 애지중지 키워온 꿀벌들이 사라져서 비상이 걸렸는데, 이런 꿀벌이 수억 마리에 달합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의 한 양봉농가. 꿀벌을 키운 지 37년째입니다.
[이순철/양봉농가 주인 : 벌은 나의 인생입니다. 양봉을 처음 시작한 게 27살. 벌이 저한테 해준 것이 애들 다 학교 보내고 시집, 장가보내게 해줬잖아요.]
벌통에 손을 갖다 댑니다.
[이순철/양봉농가 주인 : 만져봐요. 따뜻하죠? (그렇네요.) 건강한 상태인데 열면 춥잖아요. (날갯짓하는 이유가 뭐예요?) 온도와 습도를 자기들이 유지하려고 애쓰거든요. (온도가 몇 도예요?) 35도.]
해가 지면 이불도 덮어줍니다.
[이순철/양봉농가 주인 : 밤에 기온이 내려가니까 이렇게 해놓으면 따뜻하잖아. (그만큼 벌한테는 온도가 중요하네요.) 그렇죠.]
그런데 창고에 가보니 벌통 수백 개가 쌓였습니다.
[이순철/양봉농가 주인 : (다 죽은 거예요?) 네. 벌들이 다 죽어서 빈 벌통만 갖다 놓았잖아. 다 죽어버리니까 이렇게 쌓아놨지.]
지난 한 달 사이 벌어진 일입니다. 또 다른 농가는 어떨까.
벌통 100개가 전멸했다는 또 다른 농가에 와봤습니다.
벌통 안쪽을 보시면 꽉 차있어야 할 꿀벌이 한 마리도 없습니다.
[오맹은/양봉농가 주인 : 한 20년 이상 양봉을 했는데 벌이 다 없어져 버렸어요. (꿀벌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다 죽었죠.]
텃밭을 가꾸며 꿀벌을 키워온 농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상일/양봉농가 주인 : 차분하게 하면 벌들이 사납지 않고… (벌을 어떻게 다루세요?) 손에 장갑을 안 낍니다. 벌에 상처 입힐까 봐.]
알고 보니 마을 전체가 똑같은 일이 일어난 겁니다.
[이상일/양봉농가 주인 : 이게 지금 꿀이거든요. 먹이가 있는데 벌이 없어졌다는 게 참 희한한 거잖아요. 멍하게 있다가 알리기 시작했거든. 사체라도 있을 것 아니냐, 벌 자체가 없는데…]
이렇게 사라진 꿀벌은 제주에서만 3억 3천만 마리에 이릅니다.
[이상일/양봉농가 주인 : 지난겨울이 제주도가 유달리 따뜻했거든요. 그렇게 따뜻하다가 이렇게 갑자기 찬 바람이 불어버리면 벌들이 움직이지를 못해요.]
정부까지 나섰지만 원인 파악은 아직입니다.
[제주도청 농축산식품국 동물방역과 : 집단 실종이라는 표현을 쓰잖아요. 벌이 안 돌아오니까 나갔다가 돌아와야 검사를 하든 원인이 나올 텐데…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전문가는 꿀벌이 멸종되면 우리나라 농작물의 40%가 사라질 거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꿀벌이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가 큰 겁니다.
[이상일/양봉농가 주인 :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모르겠는데. 만약에 오면 너희들 어디 갔다가 이제 들어왔냐고 물어보고 싶어요.]
1초에 200번. 꿀벌의 날갯짓으로 꽃은 열매를 맺습니다.
꿀벌이 사라지면 당장 먹을거리도 사라질 수 있다는 말이 그래서 나옵니다.
우리의 삶과도 직결되는 겁니다. 제주에서 밀착카메라 이상엽입니다.
(VJ :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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