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시간2020-06-10 15:39
한기천 기자
스톡홀름대 연구진 "남녀의 파트너 선택, 수정 단계까지 이어져"
영국 왕립학회지에 논문 발표
체외 수정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인간의 난자가 화학적 신호를 보내 스스로 선택한 정자를 끌어들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스톡홀름대 연구진이 9일(현지시간) 영국 왕립학회지(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논문으로 발표한 내용이다.
영국 왕립학회지는 A·B 두 분야로 나뉘는데 B는 생물학 관련 논문만 다룬다.
연구팀은 먼저 정자가 난포액(follicular fluid)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난포액은 난자를 싸고 있는 유사 알부민 액체인데, 배란할 때 난자와 함께 난소 밖으로 배출된다.
난포액에는 정자 주화인자(화학 유인물질)가 들어 있다. 이 신호 물질이 특정한 남성의 정자를 유인하는 작용을 하는지가 핵심이다.
이 연구를 이끈 스톡홀름대의 욘 피쓰파트리크 동물학 부교수는 "여성의 미수정 난자는 정자를 유인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한다"라면서 "난자가 이 화학신호를 이용해 유인할 정자를 선택하는지가 이번 연구의 주제"라고 설명했다.
결론은 난자와 정자의 상호작용이 해당 남녀의 고유한 정체성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특정한 여성의 난자는 특정한 남성의 정자를 더 잘 유인했고, 다른 여성의 난자는 관련된 다른 남성의 정자를 잘 끌어들였다.
또한 난자가 정자를 끌어들이는 정도가 여성의 파트너 선택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도 밝혀졌다.
이는 남녀의 파트너 선택이 난자와 정자의 수정 단계에서도 계속된다는 걸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대니얼 브리슨 교수는 "난자가 정자를 선택한다는 건 인간의 생식 분야에서 새로운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맨체스터대의 생식 의학 명예교수이기도 한 그는 "난자와 정자가 상호작용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는 수정 이상 치료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아울러 현재는 설명하지 못하는 불임의 원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맨체스터대 NHS 트러스트(MFT) 연구진과의 협력하에 진행됐다.
영국 최대 NHS(National Health Service) 트러스트인 MFT는 9개의 급성 환자 치료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트러스트(trust)'는 NHS의 조직 단위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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