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19일 표지로 밝은 햇빛 속에 있는 콩의 사진을 실었다. '빛을 잡는다'라는 문구를 함께 실었다. 햇빛 에너지를 받은 콩은 탐스럽게 열려있는 모습이다.
콩은 이파리를 통해 열에너지를 방출해 태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너무 많은 햇빛을 쬐면 오히려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식물이 생장하는 데 필요한 광합성 효율이 낮아진다. 열 에너지를 모두 덜어낸 후에도 일정 시간은 햇빛을 흡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방출하는 운동에서 흡수하는 운동으로의 전환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이번 주 사이언스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식물이 열 에너지로부터 자신을 보호한 직후에도 광합성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연구팀은 콩이 햇빛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시스템인 비광화학적 억제에 관계하는 유전자에 변형을 가했다. 이러한 유전자 조작이 이뤄진 콩은 열 에너지를 내보낸 후에도 높은 광합성 효율을 보였다. 실제로 같은 줄기에서 열리는 콩의 양은 일반적인 콩에 비해 5배 가량 증가했다. 콩이 지닌 단백질이나 유분과 같은 고유의 영양성분에도 변화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작물 수확량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아가 미래 식량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70억명인 세계인구가 2050년까지 97억명으로 증가한다고 예상하면서 이에 따라 지금보다 2배 많은 작물 수확량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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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연 기자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