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동물이 식사를 목적으로 공룡을 사냥하는 모습이 담긴 희귀 화석이 발견됐다.
캐나다 칼턴대 지구과학과 및 중국 하이난열대해양대 공동 연구팀은 중국에서 발견된 화석에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화석은 오소리처럼 생긴 동물이 부리가 있는 작은 공룡을 잡아먹는 듯한 모습을 담고 있다. 두 생물의 뼈는 서로 뒤얽혀 있었다. 포유동물은 공룡보다 크기가 훨씬 작았지만, 공격적으로 공룡을 제압한 것으로 보인다.
화석에 담긴 두 동물은 '레페노마무스 로부스투스'와 '프시타코사우루스 루지아투넨시스'다. 포유동물인 레페노마무스는 집고양이 정도의 크기를 가졌고, 공룡인 프시타코사우루스는 중간 크기의 개와 몸집이 비슷하며 앵무새와 같은 부리를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에 저자로 참여한 고생물학자인 조던 말론 연구원은 저널을 통해 “포유동물은 공룡 위에 앉아서 발톱으로 공룡의 턱과 뒷다리를 움켜쥐고 이빨로 흉곽을 물고 있다”며 “이러한 화석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화석은 ‘중국 폼페이’로 불리는 랴오닝성 루자툰 마을 서쪽 화산 지역에서 발견됐다. 오래전 화산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진흙과 파편으로 생물들이 많이 묻혀있는 곳이다. 이번 화석이 묻힌 시대 배경은 백악기 시대인 1억 2500만 년 전으로 전해진다.
포유동물이 공룡 고기를 먹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에 발견된 포유류 화석의 내장에서 공룡 잔해물이 발견된 적이 있다. 하지만 해당 화석은 포유동물이 공룡의 사체를 섭취한 것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살아있는 공룡을 공격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었다.
반면 이번 화석은 포유동물이 자신보다 몸집이 몇 배 큰 공룡을 직접 사냥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포유동물이 공룡을 제압하고 있을 때 화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이들을 덮치면서 화석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공룡시대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엎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공룡이 번성한 쥐라기와 백악기에는 공룡이 절대적인 지배자였을 것이란 인식이 있지만, 이번 화석을 통해 포유동물도 때에 따라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다만 포유류가 공룡을 먹는 일보다 공룡이 포유류를 먹는 것이 보다 일반적인 일이었을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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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세영 기자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