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생명체 우주기원 가설 뒷받침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지구로 가져온 소행성 토양 시료에서 글라이신, 글루탐산, 발린, 아이소류신 등 20가지 아미노산이 발견됐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발견으로 지구가 아닌 우주의 다른 천체에 아미노산이 존재하며, 지구의 생명체가 우주에서 유입된 아미노산에서 시작했다는 가설에 설득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NHK와 아사히신문 등 복수 일본 매체들은 6일 문부과학성 관계자의 말을 빌어 지난 2020년 일본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소행성 '류구'에서 가져온 토양 시료에서 20가지 이상의 아미노산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가지 아미노산에는 콜라겐의 구성성분인 글리신과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 등이 포함됐다. 또 인체에서 합성하지 못하는 필수 아미노산인 발린과 아이소류신도 발견됐다. 일본 문무과학성은 현재 8개 연구팀이 토양 시료를 분석하고 있으며 자세한 분석결과는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주 천체에서 아미노산을 발견된 것은 처음은 아니다. 앞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지난 2009는 탐사선 스타더스트가 혜성 빌드2에서 채집한 시료에서도 글라이신을 발견했다. 당시 칼 피처 NASA 우주생물학연구소장은 “이 발견은 생명체의 기본 구성요소가 우주에 널리 퍼져 있으며 우주 생명체가 생각보다 흔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당시 시료는 스타더스트에서 간접적으로 확인한 사례이고 직접 가져온 시료 샘플에서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적어도 15종의 아미노산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지구 외부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아미노산을 직접 확인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 주장은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우주에서 유입된 아미노산에서 비롯됐다는 가설과 연결된다. 지구 형성 초기에 충돌한 운석이 아미노산을 지구로 들여왔다는 것이다. 과거 지구에서 발견된 운석에서도 아미노산이 포함된 사례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 단 운석에 포함된 아미노산이 애초에 우주에 있을 때부터 만들어졌던 것인지 아니면 지구 대기와 햇빛에 노출되면서 형성된 것인지 불확실했다. 이에 류구의 토양 시료는 지구 대기와 햇빛에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미노산이 포함한 점에서 아미노산이 우주에서 유입됐다는 주장을 더 강화할 수 있다.
앞서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 2014년 12월 소행선 탐사선 하야부사2를 발사했다. 이 탐사선은 화성 궤도 안쪽을 돌고 있는 C형 소행성인 류구의 토양 시료 채집을 목표로 개발됐다. C형 소행성은 S형이나 M형 소행성보다 유기물이 풍부해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탐구하는 데 더 적합하다. 하야부사2는 지난 2018년 6월 류구 상공 20㎞에 진입한 뒤 2019년 2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토양 시료 5.4g을 채집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두 번째 채집 때는 구리로 만든 2㎏의 탄환을 투하해 14.5m 크기의 구덩이를 만들어 표면 아래의 토양을 얻었다.
이후 다시 지구로 돌아온 하야부사2는 2020년 12월 지구에서 22만㎞ 떨어진 지점에서 토양 시료가 담긴 캡슐을 호주 우메라사막에 낙하시키고, 다음 목표 소행성(1998KY26)을 향해 날아갔다. 다음 소행성에 도착할 예정 시기는 2031년 7월로 예상된다. 하야부사2가 두 번째 소행성을 무사히 탐사하면 세계 최초로 복수의 소천체 주위를 돈 탐사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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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동준 기자bi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