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대학병원 연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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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전문가와 공학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기증 간을 3일 동안 보존장치에서 치료한 뒤 이를 환자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간을 체외 보존장치에 보관할 수 있는 최대 시간은 12시간에 그쳤다. 기증된 간을 보존 장치에서 치료까지 해 이식한 최초 사례다. 간을 이식받은 환자는 며칠 뒤 퇴원해 현재까지 정상 생활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간의 갯수를 늘려 간 이식 수술 범위를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와 취리히대 병원 공동연구팀은 인체 장기를 몸 밖에서 보관했다가 이식할 수 있는 기계 관류 시스템을 개발하고 지난해 5월 환자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명공학’ 지난달 31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간을 몸 밖에서 온전히 보관하기 위해 인체를 모방한 기계 관류 시스템을 개발했다. 관류는 혈액 등의 유체가 순환계나 림프계를 통해 특정 신체 기관에 흐르는 현상이다. 이를 기계장치로 대체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 기계 관류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심장 대신 펌프, 폐 대신 산소공급기, 신장 대신 투석장치를 사용해 인체와 유사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 위장과 췌장의 기능을 대신해 호르몬과 영양을 지속 주입했으며, 사람이 호흡할 때 횡격막이 움직이는 것을 모방하기 위해 간이 주기적으로 움직이도록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계 관류 시스템은 간을 보존하는 걸 넘어 치료 기능도 수행했다. 가령 이식이 허용되지 않은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간에 수일간 항생제와 호르몬 요법을 적용해 이식이 가능한 수준으로 건강 상태를 끌어올렸다. 장시간 보존이 가능해 시간에 따른 압박 없이 조직 검사도 수행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처럼 간을 얼음이나 최대 12시간 보존할 수 있는 기계 관류 장치에 보관할 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지난해 5월 간암 환자에게 간 이식 수술을 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기계 관류 시스템에서 간을 치료한 뒤 이식한 건 최초 사례"라며 "이식받은 환자가 수일 만에 퇴원했다"고 전했다. 또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환자는 거부반응이나 담관 손상 등의 간 손상 징후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 티비트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기계및공정공학부 교수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하는 학제간 연구가 복잡한 의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접근 방법”이라며 “연구자들의 새로운 발견이 학제간 연구를 통해 실제 환자 치료에 훨씬 더 빠르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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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동준 기자bi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