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kakaocdn.net/dn/13TL0/btsAaj4N2LI/eEM871urs7yyosn4SezwDk/img.jpg)
초기 우주에서 '우리 은하'와 닮은 형태와 구조를 지닌 은하가 처음 관측됐다. 빅뱅 직후 우주의 질서에 대한 기존 이론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연구팀을 포함한 국제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통해 빅뱅 초기에 형성된 나선은하를 발견했다는 분석 결과를 담은 논문을 9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태양계가 속해있는 은하수 같은 형태의 나선 은하를 초기 우주 단계에서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빅뱅 이후부터 우주가 팽창하면서 흐른 시간을 뜻하는 우주의 나이를 약 138억년으로 볼 때 우주가 생성되는 초반에는 나선은하와 같은 규칙형 은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관측된 은하는 '시어스-2112(Ceers-2112)'라는 은하로 빅뱅 직후 생성됐다. 원반 모양이 관측될 경우 나선은하로 분류하는데, 시어스-2112는 그중에서도 은하의 중심부를 막대 모양 구조가 가로지르는 형태의 막대나선은하로 보인다.
이처럼 막대 모양의 구조가 형성되려면 특정 형태를 발달시킬 수 있을 정도의 질서가 은하에 존재해야 한다. 기존 우주진화론에서는 은하의 질서가 생기는 데만 수십억 년이 걸렸다고 설명한다. 빅뱅 이후 혼란으로 가득찼던 초기 우주에서는 규칙적인 형태의 은하가 거의 없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1저자인 알렉산더 데 라 베가 캘리포니아주립대 박사후연구원은 "막대 모양이 존재하는 시어스-2112의 발견은 은하가 우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질서를 잡았음을 시사한다"며 "은하 형성과 우주진화이론의 일부를 수정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은하가 우주의 시간으로 치면 짧은 기간인 10억년 내로도 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어스-2112의 발견으로 암흑 물질의 구성 비율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암흑 물질은 우주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이다. 빛도 없고 빛을 반사시키지도 않아 중력을 통해서만 존재를 인식할 수 있으며 정체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막대나선은하 속 막대 모양이 형성되는 속도에 암흑 물질의 중력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은하는 별과 입자가 서로 뭉쳐지면서 생성된다. 입자끼리 서로 끌어당기는 중력만으론 은하가 만들어지기 어려워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이 그 사이에서 중력을 발휘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초기 우주에서 얼마나 많은 암흑 물질이 은하를 구성했는지 설명하는 비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향후 초기 우주에서 훨씬 많은 규칙적인 형태의 나선은하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태그 뉴스
-
빅뱅 직후 형성된 거대은하 6개 발견..."기존 이론 뒤집는 우주파괴자"
호주, 미국, 덴마크, 스페인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진이 우주가 현재 나이의 3%에 불과했을 시기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6개의 거대한 은하 후보를 발견했다. 우주 생성 초기에는 작은 은하가 먼저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합쳐져 거대 은하로 발전한다는 기존 이론을 뒤집는 발견이다. 이보 라보 호주 스윈번 공대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우주가 탄생한 지 약 5억~7억년 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6개의 거대 은하를 발견한 연구 결과를 2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
-
[표지로 읽는 과학]은하수 형성의 비밀 풀 25만개 별 나이를 측정하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4일 서호주에 남붕국립공원에서 포착된 은하수의 모습을 표지로 실었다. ‘남붕’은 호주 토착민의 언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굽었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강이 굽은 모습 때문에 남붕이라 이름 지어졌다. 남붕국립공원 안의 피나클스 사막은 은하수를 볼 수 있는 세계적 명소로 꼽힌다. 피나클스 사막에서 은하수를 촬영한 사진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은하수는 밤하늘에 보이는 회백색의 성운이다. 수많은 별들이 모인 형태로 은빛으로 빛나며 흐르는 강처럼 보인다고 해 은하수라 이름 붙었다. 은하...
-
국회서 25~26일 '지구에서 본 우주' 사진전
국회서 25∼26일 '지구에서 본 우주' 사진전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과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은 25∼2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지구에서 본 우주' 천체 사진 전시회를 한다고 23일 밝혔다. 국민이 직접 찍어 출품한 천문연 천체사진 공모전 수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국제천문연맹(IAU·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창립 100년을 맞아 연맹 관련 콘텐츠와 망원경도 가져다 놓을 예정이다. 이형목 한국천문연구원장은 "기초과학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천문 연구의 의미를 ...
-
우리은하 중심에서 뿜어져 나오는 'X선 굴뚝' 발견
우리은하의 중심부에서 거대한 'X선 굴뚝'이 발견됐다. 정체는 고에너지 X선을 뿜어내는 플라스마 기둥이다.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행성물리학연구소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천체물리학과 공동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의 XMN-뉴턴 망원경과 찬드라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은하 중심부를 750시간 관찰한 결과, 은하 중심부에 있는 초대형 블랙홀의 위아래로 강력한 X선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X선 굴뚝의 규모는 블랙홀 위아래로 각각 672광년(160파섹)이나 된다. 참고로 지구로부터 우리은하 중심부까지 거리가 3만 360...
- 박건희 기자wiss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