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췌 관련 5개 암 중 간암 제치고 가장 높은 발병률 예상…사망자수도 최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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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의 사인으로 알려진 췌장암은 조기발견이 어렵고 치료법이 까다로워 ‘악명 높은 암’이라고 불린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15~2019년 췌장암의 5년 생존률은 13.9% 수준이다. 약 20년 뒤 한국에서 간, 담도, 췌장 관련 암 중 췌장암 환자가 가장 많아질 것이란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박형민·원영주 교수 연구팀은 2040년 한국에서 연간 1만6000명이 넘는 췌장암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 연구결과를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는 간담도췌 관련 5종의 암 중 가장 많은 예상 환자수다.
연구팀은 국가암데이터센터와 통계청이 제공하는 1999~2017년 간담도췌 관련 5개 암의 발병률과 사망률 통계를 바탕으로 연령기간코호트 분석법을 사용해 2040년 발생 양상을 예측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1999부터 2017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5개 암의 연령표준화 발생률(ASIR)을 살펴본 결과, 췌장암과 담관암만 비율이 늘었다. 간암 13.5%(12.3%P 감소), 담낭암 2.6%(0.3%P 감소), 담관암 5.9%(0.8%P 증가), 바터팽대부암 0.9%(변화 없음), 췌장암 7.3%(1.7%P 증가) 등이다. 2002~2018년 인구 10만 명당 연령표준화 사망률(ASMR) 또한 췌장암만 5.5%에서 5.6%로 증가했고 나머지 암은 감소했다.
연령표준화는 암의 역학 연구에서 사용되는 통계기법이다. 지역이나 시기별 연령구조의 차이에 따라 생기는 영향을 제거하기 특정 표준 인구구조를 적용해 산출한다.
연구팀은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2040년 예상되는 암종별 연간 환자 수를 예상했다. 결과 간담도췌 관련 5개 암 중 췌장암이 1만6170명으로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간암 1만3089명, 담관암 7964명, 담낭암 4038명, 바터팽대부암 1376명 순으로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암종별 환자 수는 간암 1만5605명, 췌장암 8099명, 담낭 및 기타담도암 7383명 등으로 간암 환자가 가장 많다.
2040년 예상되는 암종별 연간 사망자 또한 췌장암이 1만102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담관암 7928명, 간암 6037명, 담낭암 2391명, 바터팽대부암 536명 순으로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은 특히 췌장암 사망자는 2019년 6292명에서 약 2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팀은 2019~2040년 기간 인구 10만 명당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췌장암을 포함한 5개 암 모두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성별로 살펴봤을 때 여성의 췌장암 사망률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5개 암 중 췌장암만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해외 연구에 따르면 2030년 미국에선 췌장암과 간암이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을 제치고 암 관련 사망률 2위와 3위를 차지했다”며 “한국에선 2040년 췌장암이 간담췌암 중 가장 높은 사망률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췌장암은 예측 발생률과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효과적인 치료법이 부족하고 조기 진단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문가들이 참여한 역학분석과 예측에 기반해 국가 암 정책을 개선하고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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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연 기자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