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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알츠하이머 이어 심혈관질환도 값싼 혈액검사로 예측한다

heojohn 2025. 4. 9. 22:55

2025.04.09 14:18

 

 

간단한 혈액검사로 수천 건의 심혈관 질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채취된 혈액이 담긴 시험관을 나타낸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간단한 혈액검사를 활용하면 500명 중 1명 꼴로 놓치게 되는 심혈관 질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혈중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트로포닌의 수치를 측정해 기존 검사법보다 4배 정확하게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학계에 따르면 스펜서 키니 영국 캐임브리지대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이달 15일 발행되는 국제학술지 '미국심장학회지' 최신호에 공개한다.

 

트로포닌은 심장근육 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심장에 손상이 발생하면 혈액 속으로 유출된다. 현재 병원에선 트로포닌 수치를 측정해 심근경색 발생 여부를 진단하는 데 활용한다. 

 

이번 연구에선 트로포닌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미세한 심장 손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향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를 이끈 아누프 샤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 심혈관의학 교수는 “트로포닌은 정상 수치 안에서도 심장근육의 ‘조용한 손상’을 가리키는 강력한 지표”라며 “기존의 위험 예측 방법에 이 정보를 추가하면 고위험군을 더 정확히 선별할 수 있고 조기에 예방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유럽과 미국에서 총 6만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트로포닌 수치와 기존 위험 요인을 함께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들의 연령, 혈압, 당뇨병 병력, 흡연 여부, 콜레스테롤 수치 등 기존의 심혈관 위험 인자를 중심으로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트로포닌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향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았다. 단백질 수치를 기존 위험 예측 알고리즘에 포함했을 때 예측 정확도는 최대 4배까지 향상됐다.

 

연구팀은 ‘중간 위험군’ 환자에서 트로포닌 검사의 효과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중간 위험군은 현재 심혈관 위험이 명확히 높지도 낮지도 않아 예방 치료를 당장 실시하기 어려운 집단이다.

 

연구에 따르면 트로포닌 검사를 도입하자 중간 위험군 중 약 8%는 고위험군으로 재분류됐다. 예방 약물인 '스타틴'을 처방할 경우 심혈관 질환 발병 수천 건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컴퓨터 모델로 예측한 결과 중간 위험군 500명을 대상으로 트로포닌 검사를 시행하면 이 중 1건의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비용은 단 5파운드(약 8천 원)에 불과하다. 일차의료기관에서 시행되는 일반 콜레스테롤 검사와 함께 병행할 수 있다는 점도 실용적인 강점으로 꼽힌다.

 

브라이언 윌리엄스 영국심장재단 최고과학책임자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심혈관 질환 위험 예측 알고리즘은 많은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매년 10만 명이 넘는 심근경색 입원 사례가 발생하는 현실을 보면 여전히 개선 여지가 많다”며 “간단한 혈액검사 하나가 의사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더 많은 고위험 환자들에게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비용 부담이 적은 혈액검사는 최근 다양한 질환의 조기 진단과 정밀 분류를 위한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대 의대와 스웨덴 룬드대 공동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인 타우 단백질의 축적 정도를 혈액만으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질환의 무증상 초기 단계부터 경도인지장애, 치매 단계까지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뇌 속 타우 엉킴의 양과 밀접하게 연관된 혈액 내 단백질 ‘MTBR-tau243’의 수치를 분석하면 질환의 진행 단계를 92%의 정확도로 판별할 수 있다.

 

또 최근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 연구팀은 혈액검사만으로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췌장암은 조기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췌장암에서 활발히 분비되는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의 활동을 감지하는 나노 센서를 이용해 혈액 내 암 신호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 환자 샘플 356건을 분석한 결과 암 환자를 73%의 민감도, 비환자를 98%의 특이도로 판별했다. 특히 기존 췌장암 바이오마커인 'CA 19-9'를 함께 활용하면 1기 췌장암 감지율이 85%까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 자료>
- doi.org/10.1016/j.jacc.2025.0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