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무신론 비판(진화론+유물론)/다윈의 [종의 기원] 비판

『종의 기원』이론의 4가지 난점

heojohn 2020. 3. 10. 01:20

 

 

다윈은 종의 기원6장에서 이미 그의 이론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4가지 난점이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다윈은 이 문제에 대해 스스로 대답하고 있으나 그의 대답은 과학적인 설명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이며, 이 문제들은 현대 다윈주의 진화론자들에 의해서도 아직까지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첫째는 종간(種間)의 점진적 분화(分化) 과정에서 중간종(中間種)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난점이다. 다윈은 중간종이 멸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이것은 만족할 만한 대답이 못된다. 왜냐하면 다윈의 점진적 변이론은 작은 변이가 계속 발생하여 누적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간종도 반드시 계속적으로 생겨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간종의 증거가 없다면 다윈의 이론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는 것이다. 헉슬리도 이 때문에 점진적 변이가 아닌 돌연변이 가능성을 주장했으나, 다윈은 오직 점진적 변이론을 주장했다. 각 지층대의 화석에서도 중간 종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특히 캄브리아기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각종 생물의 종류는 다윈의 점진적 진화론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동안 중간종 화석이라고 주장한 것들이 몇 가지 있었으나 결국에는 멸종된 생물의 화석이거나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둘째는 생명체의 눈(, eye)과 같은 각 기관(器官)들에 대해서도 앞에서와 같이 중간 형태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난점들 때문에 현대 신다윈주의자들은 돌연변이설을 주장하고 있다. 눈과 같이 복잡한 기관이 목적성이 없는 점진적 진화의 방법에 의해 생겨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윈조차 의심했다. 그는 이 주장이 부정되는 증거가 나온다면, 그의 진화론 전체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것은 화석에서 증거가 발견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적설계론자 마이클 비히(Michael Behe)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이론으로 이 문제를 반론하고 있다.

 

셋째는 본능의 문제이다. 다윈은 생물의 본능이 습성의 변화를 축적하여 나타난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본능은 습성이 아니라, 생물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행동의 기본 유형이라고 이해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학습이나 경험에 의하여 획득되는 것이 아닌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행동양식이나 능력인 것이다. 그런데 다윈은 본능은 창조된 것이 아니라, 자연선택이라는 일반적 법칙의 결과라고 설명하면서, 본능에 대한 그의 주장이 논리적인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사상적으로는 크게 만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윈이 이런 사상의 바탕에서 쓴 것이라면, 그의 종의 기원은 과학적인 것이 아니라 그의 사상의 만족을 위해서 쓴 것이라고밖에 달리 말할 수 없다.

 

넷째는 종간교배(種間交配)에서 불임(不姙)현상이 나타나는 문제이다. 다윈은 이 문제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지만,” 이러한 사실들이 종이 원래 변종으로서 존재하였다는 소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는 나에게 생각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에 대한 검증은 생식장벽을 설명하면서 자세하게 검토하기로 한다.

 

(2) 생식장벽

 

다윈이 스스로 고백한 그의 진화론의 난점을 이해하고 나면, 그 다음에 제기되는 문제는 과연 생명체의 변이라는 것이 종내 다양성의 발현을 넘어 다른 종으로 사실적으로 바뀔 수 있는가에 대한 생물학적 의문이다. 왜냐하면 다윈의 이론은 만물이 종류대로창조되었다는 창조주의적 믿음과 또한 린네의 유형론적 종의 개념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1940년대에 데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키(Theodosius Dobzhansky, 1900-1975), 줄리안 헉슬리, 그리고 에른스트 마이어 등 현대진화종합설(modern evolutionary synthesis) 그룹은 다윈의 진화론을 멘델과 드 브리스(Hugo de Vries, 1848-1935)의 유전학과 결합하면서, 종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했다. “종이란 실제로 또는 잠재적으로 교배가 이루어지는 개체군의 자연 집단이며, 이들은 다른 집단과 생식적으로 격리되어 있다.” 이들의 정의에는 생식장벽(reproductive barrier)’이라는 개념이 종 단위를 구분하는데 쓰인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이들과는 달리 생식장벽이라는 생물학적 실제 현상을 이용하여 다윈의 이론을 비판하고자 한다.

 

생식장벽이라는 말은 생물은 종이 다르거나 지역과 시간, 그리고 생식기 구조 등에 차이가 있으면 생식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윈 당시의 린네 분류법에 의하면, ‘생식장벽의 개념은 오늘날과 달리 종의 상위에 있는 속 단위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되어 있었다. 생물학적 진화론은 하등생물이 고등생물로 진화한다는 것이므로 이런 차이는 다윈의 진화론을 검증하는 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나의 종 또는 속이 생식적 장벽을 극복하고 결국에는 다른 종 또는 속으로 진화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진화론은 정당한 이론으로 성립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는 다윈이 주장하는 변이가 실제로 생식장벽을 건너 뛰어넘을 수 있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생물의 생식장벽은 다윈 시대에는 그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었으나, 현대의 생물학계에서도 깊이 다루기를 꺼려하는 문제이다. 왜냐하면, 이와 관련한 문제는 다윈의 핵심이론인 자연선택론이 틀린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뿐만 아니라, 진화론 전체를 무너뜨리는 요소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화론적 입장에 서있는 현대의 생물과학은 이 생식장벽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종 분류의 기준에만 적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물의 생식장벽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기에는 다윈이 주장하는 변이가 소진화(=종내 변이, 품종개량, 변종, 아종)까지는 가능하지만, 종을 뛰어넘는 대진화(=종간 변이, 종의 분화)를 불가능하게 하는 요소가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생물들에는 두 가지의 생식(reproduction) 유형이 있다. 첫째, 무성생식을 하는 생물은 부가 없이 모체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으므로 생식장벽이나 변이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생식장벽은 유성생식 생물에게서만 일어나는 것이다. 둘째, 유성생식은 부의 정자를 모의 난자가 수정하는 순간에 부와 모의 유전자 결합이 이루어지며, 자손의 몸체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유성생식에서는 부모의 정자와 난자에 있는 각각의 유전자가 결합하여 새로 자손의 유전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적합 조건에 의해 사소한 변이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생식장벽은 아예 부와 모의 유전자 결합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생식장벽을 살펴보자면, 먼저 생식행위를 기준으로 전(pre-zygotic)과 후(post-zygotic)로 나누어보아야 한다. 생식행위 전의 생식장벽에 대해서는 이종(異種) 생물들은 우선 생식기 구조가 틀리므로 생식행위를 할 수 없다. 다른 종의 생물이 동일지역에서 섞여 생활하면서 생식행위를 하지 않거나, 같은 종일지라도 격리되어 생식행위를 할 수 없는 것은 모두 생식행위 전의 생식장벽에 속한다. 생식행위 후의 생식장벽은 암수의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는 수정 과정에서 일어난다. 암수가 생식행위를 했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원인으로 수정이 되지 않으면, 결과는 불인으로 끝나고 자손은 태어날 수 없다. 왜냐하면 수정은 무조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식행위 후에 수정이 안 되는 생식 장벽의 이유가 확실히 밝혀진 것은 1990년에 시작되었던 게놈 프로젝트(genome project)2003년에 완료된 이후이다. 여기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각 생물은 유전물질인 DNA의 구조, , 구성물질 및 수정과정에 개입하는 성분비물의 화학적 성분과 기능 등이 각각 다르다. 이런 것들이 다른 종과의 정자와 난자의 수정을 방해하기 때문에 생식장벽이라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 의해서 두 가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첫째는 어떤 종의 난자도 다른 종의 정자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다른 종간에는 억지로 생식행위를 했다하더라도 앞에서 말한 이유들 때문에 수정이 일어나지 않는다. 둘째는 말과 당나귀, 그리고 호랑이와 사자 같이 근린종이 교배하여 억지로 생식에 성공하는 경우에도 그 자손은 불임이 된다. 말하자면 불구 자손이 태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종교배를 통해서 태어난 잡종 개체를 하나의 초기종으로 볼 수는 있지만, 불임이라는 생식장벽에 의해 새로운 으로 자손을 번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근린종이나 이종간의 생식행위에서 초기종이 태어나는 경우를 가정하고 이 초기종의 번식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기로 한다. 만약 이러한 초기 종하나가 정말 아주 우연하게생식 가능한 상태로 태어났다고 해도, 초기 종이 생식행위와 자손을 출산하기 위해서는 실제 수정이 가능한 초기종의 암수가 서로 짝짓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이 초기종의 자손이 으로 계속 번식하려면, 그의 자손이 불임이 아니라 생식 가능한 상태에서 암수가 짝을 맞출 수 있게 동일지역에서 동시적으로 태어나야한다. 그러나 생식 가능한 초기종의 암수 자손이 자연적 조건에서 이렇게 태어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왜냐하면 수학적 확률의 원리에서 보면, 극히 낮은 확률의 사건이 동일 지역에서 동시적으로 겹쳐 일어나거나 연속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주 우연하게어떻게 하나의 초기종이 생겨났다고 해도, 이러한 초기종은 짝짓기 상대를 만날 수 없는 생식장벽 때문에 혼자 살다가 죽는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생물이 억지로 근린종이나 이종간 생식행위를 해서 제1대 초기종을 출산한다고 해도, 그 이후에는 생식행위 전후의 생식장벽에 모두 막히는 결과에 이를 것이다. 만약 근린종이 교배하여 자손의 생식에 성공하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근린종이 아니라 같은 종의 생물을 잘못 분류한 경우일 것이다. 결국 다윈의 자연선택에 의한 종의 변이는 생식장벽에 막혀서 발생 불가능한 것이라는 사실이 입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