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kakaocdn.net/dn/riFbw/btrK7CFLMOi/kYqjbqSxYRBFuKRYgCRZQK/img.jpg)
환경에 따라 식물의 성장속도가 달라지는 이유가 밝혀졌다. 기후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작물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솔크 생물학 연구소 연구팀이 식물이 빛과 기온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지는 분자생물학적 원리를 밝혀내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8월 29일자에 발표했다.
식물은 환경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진다. 울창한 숲에서 자라는 나무는 길이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듬성듬성한 숲에서 자라는 나무는 가지를 넓게 뻗는다. 모두 햇빛을 효율적으로 받기 위한 전략이다. 이런 현상은 수백 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했다.
조앤 초리 솔크 생물학 연구소 교수는 식물이 경쟁하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 작물 밀도를 높이고, 기후변화가 온 것처럼 기온을 높인 뒤 애기장대, 토마토, 담배 등 세 종의 식물 성장 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세 종 모두 주변 식물에게 가려질수록, 온도가 따뜻할수록 성장 속도가 빨랐다.
연구팀은 빠르게 자란 식물과 대조군의 단백질 발현을 비교한 결과 이 현상에 전사인자 'PIF7'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사인자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주변이 식물로 가득 차 있어 경쟁적으로 줄기를 키워야 하고 온도가 평소보다 따뜻한 상황에서는 PIF7 단백질이 증가했다. 이는 식물의 성장호르몬인 옥신을 유도해 식물의 키가 커졌다.
반면 기존 연구를 통해 온도가 오르면 줄기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사인자 PIF4는 '높은 온도'와 '경쟁적 상황'이 결합된 조건에서는 관여하지 않았다. 논문의 제1저자인 요게브 부르코 솔크 생물학 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은 "이미 식물 생장에 중요한 역할이 입증된 PIF4가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며 "다양한 작물에서 성장반응을 미세 조정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솔크 생물학 연구소가 추진 중인 하네싱 플랜트 이니셔티브(HPI)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HPI는 식물을 이용해 기후변화에 대처하자는 전략이다.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하는 습지를 보전하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땅속 깊이 저장할 수 있는 작물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니셔티브를 주도하는 조앤 초리 솔크 생물학 연구소 교수는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조건에서 번성할 수 있는 식량용 작물이 필요하다"며 "따뜻한 기온에서 식물 성장을 조절하는 핵심 요소는 미래 세대를 위한 더 나은 작물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태그 뉴스
-
식물 뿌리가 장애물 회피하는 원리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식물 뿌리가 자신의 성장 방향을 조절해 장애물을 회피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식물이 어떻게 물리적 자극을 인식해 반응하는지를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이효준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식물 성장 호르몬 재분배에 따른 뿌리의 장애물 회피 원리를 규명하고 식물학 분야 학술지 ‘뉴 파이톨로지스트(New Phytologist)’에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식물의 뿌리가 땅 속에서 장애물을 만났을 때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회피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
-
김해 장유소각장 다이옥신 측정 과정 논란 속 '공개'
비대위 "날짜 정해놓고 하면 결과 뻔해" 소각장 측 "소각물 달리하거나 축소 없어" 김해 장유소각장 이전과 증설을 놓고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21일 소각장에서 배출하는 다이옥신 측정 과정이 공개됐다. 이날 오전부터 부곡주민지원협의체(협의체) 요구에 따라 검사기관을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변경한 김해시는 협의체 간부와 일부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다이옥신 측정 과정을 공개했다. 소각장 증설 반대 주민비대위는 참관을 거부했다. 비대위는 이날 "다이옥신 측정을 위한 시료채취 후 분석, 기록 등 검사과...
-
식약처 ‘생리대 위해 없다’ 최종 결론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생리대 및 팬티라이너에 들어있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하 VOCs)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2014년 이후 국내에서 판매중인 생리대와 팬티라이너 총 666개 품목과 기저귀 370개 품목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생리대 함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VOCs 84종 중, 9월 조사를 마친 10종을 제외한 74종에 대한 위해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검사 방법은 VOC 최대 함량을 측정할 수 있는 실험으로 진행됐다. 생리대를 -196℃의 초저온으로 동결한 뒤 분쇄해 120℃ 고온으로...
-
[팸퍼스 논란]엄마 마음 흔드는 육아용품 기사에 과장은 없나?
‘하기스 물티슈에서 메탄올 검출!’ ‘블루레빗 사운드북에서 프탈레이트 가소제 검출!’ ‘팸퍼스 기저귀에서 다이옥신 검출?’ ‘압타밀 분유에서 방사능 물질 세슘 검출?!’ …(하략)… 정녕 믿을 게 하나도 없는 세상입니다. 물티슈, 장난감, 기저귀에 이어 최근 분유까지 유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육아용품 속 ‘유해물질’ 검출 뉴스에 엄마(라고 대표하겠습니다)들은 지쳐갑니다. 사실 ‘지친다’는 표현엔 배신감과 분노도 섞여있습니다. 대기업이라 믿었고, 워낙 역사와 전통(!)이 깊은 제품이라 믿었고...
관련기사
- 이영애 기자ya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