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사이언스는 '우파루파'라는 애칭으로도 잘 알려진 도롱뇽의 일종인 아홀로틀(Ambystoma mexicanum)의 모습을 표지에 담았다. 마치 웃는 듯한 얼굴의 귀여운 생김새를 가진 아홀로틀은 사실 꼬리, 발가락은 물론 뇌와 심장까지도 재생할 수 있는 능력자다.
오스트리아, 중국, 미국, 독일 등 4개국 연구팀은 아홀로틀이 뇌 재생 능력을 갖추게 된 이유를 세포학·진화론적으로 분석하고 연구결과를 이번주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특히 아홀로틀의 뇌와 포유류, 파충류의 뇌의 차이점을 분석해 진화 과정에서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 살폈다.
오스트리아 빈대와 스위스 취리히공대(ETH)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아홀로틀과 거북이, 쥐의 뇌세포를 전사체 분석해 아홀로틀이 파충류나 포유류와 비교해 월등한 뇌 재생능력을 갖게 된 비밀을 밝혔다. 연구팀은 아홀로틀의 뇌가 손상되면 재생 신경이 발생되는 부분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국과학원(CAS) 연구팀은 아홀로틀의 뇌 세포 하나하나의 종류와 변화를 살피기 위해 스테레오 염기서열 분석(Stereo-Seq)을 실시했다. 그 결과 뇌 발달 단계에 존재하는 33개 세포 유형 중 28개 유형이 재생에 관여했다. 연구팀은 아홀로틀은 손상된 부위의 세포가 상처 부위를 덮기 위해 증식했으며, 궁극적으로 신경세포까지도 만들어낸다는 것을 확인했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재생능력을 가진 아홀로틀의 뇌를 진화적 관점에서 설명했다. 계통학적으로 포유류와 양서류의 뇌 구조는 유사하지만 양서류는 신피질 등 특정 부위가 단순화됐다. 연구팀은 양서류와 포유류가 진화적으로 서로 다른 신경세포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독일 막스플랑크 뇌연구소는 세포 단위에서 파충류 '비어디 드래곤'과 포유류인 쥐의 뇌를 비교해 28만5483개의 단일 세포 전사체에서 233개의 서로 다른 유형의 신경세포를 찾았다. 파충류와 포유류는 약 3억2000만 년 전 계통학적으로 분리됐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로 대부분의 핵심 신경세포를 공유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아홀로틀은 재생의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존재다. 전 세계 30여 개 연구팀이 아홀로틀 재생능력의 비밀을 밝히고 이를 재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며 아홀로틀은 멸종위기에 직면해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위급(CR) 종이다. 2020년에는 멕시코 정부가 아홀로틀을 지폐 모델로 차용해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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