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6-22 00:00
농기자재·인건비 등 급등 여파
판매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로
“팔아도 남는 게 없다”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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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값 인상에 따른 비료값 폭등, 코로나19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으로 올 1분기 농산물 생산원가가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반면 판매가격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산물을 판매해도 남는 게 없어 농가들의 살림살이가 최악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농가구입가격지수는 120.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11.1% 오른 것으로 통계가 작성된 2005년 이후 최고 수치다.
농가구입가격지수는 농업경영체의 가계·경영활동에 투입된 421개 품목의 가격지수로 2015년 지수를 기준(=100)으로 산출한다.
부문별로는 농산물 생산원가에 해당하는 재료비와 노무비·경비가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대비 비료비는 149.4%, 영농자재비는 38.1%, 사료비는 17.3% 오르는 등 전체 재료비는 32.3% 상승했다. 노무비는 여성과 남성이 각각 12.2%, 7.5% 올라 지난해 동기 대비 10.8%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농광열비(55.1%), 판매자재비(10%) 등을 포함한 경비도 지난해 동기 대비 13.6% 올랐고, 생활비에 해당하는 가계용품비는 식료품과 교통비 등이 올라 지난해 동기 대비 3.5% 상승했다.
다만 자산구입비는 기계구입비가 1.1% 올랐으나 가축구입비가 15.6% 하락해 지난해 동기 대비 6.6% 하락했다.
농가가 체감하는 원가 상승 압박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나 농산물 판매가격은 지난해 동기 대비 하락해 농가들의 경영수지가 악화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농산물과 축산물 등 72개 품목 가격지수인 농가판매가격지수는 올 1분기 127.3을 기록, 지난해 동기 대비 4.8% 하락했다. 특용작물과 화훼 등 기타 농산물은 2.9% 상승했으나 주요 작물인 곡물(5.9%), 청과물(―8.7%), 축산물(―1.9%) 등이 모두 하락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농가의 농산물 판매가격과 농기자재 구입가격의 상승폭을 비교한 수치인 농업교역조건지수도 지난해 동기 대비 19.5% 하락한 99.4를 기록했다. 농업교역조건지수가 1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9년 3분기 이후 약 2년 만이다.
통계청 사회통계국 농어업동향과 관계자는 “유가 상승과 관련해 비료값이 큰 폭으로 올랐고, 국제 곡물값급등으로 사료비 부담도 커졌다”며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제한되면서 노무비도 올라 생산원가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산지 관계자들도 올 1분기 농산물 생산원가가 역대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3㎡(1평)당 생산원가는 노지봄배추 1만5593∼2만468원, 노지봄무 1만6020원이다.
이광형 한유련 사무총장은 “농기자재비·인건비 모두 유례없이 올랐을 뿐 아니라 운송비도 크게 증가했다”며 “거기다 가뭄까지 겹쳐 스프링클러를 사용해 밭에 물을 뿌리는 등 부가적인 비용도 추가돼 올해 생산원가는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병덕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사무총장도 “협회 자체 조사 결과 지난해 3.3㎡(1평)당 양파 생산비는 1만2674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1만5000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양파 1망을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생산자단체는 올해 1분기 농산물 원가 상승 압박이 전례 없이 높은 상황에서 최근 언론에서 제기하는 농산물발 물가 대란 보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용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농산물을 팔아도 큰 수익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농산물값이 뛰어 물가가 폭등했다는 식으로 계속 보도되면 농산물이 물가안정의 타깃이 될 수 있다”며 “원가 상승에 따른 농업 생산의 어려움을 균형 있게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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