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세 아기가 가족 여행을 다녀온 뒤 하루 만에 사망한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잭슨(4)은 휴가를 다녀온 뒤 뇌수막염 진단을 받고 숨졌다. 지난달 잭슨네 가족은 영국의 해안도시 블랙풀로 여행을 갔다. 잭슨은 여행지에서 신나게 다이빙을 하는 등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집에 도착한 뒤 잭슨의 건강 상태가 악화하기 시작했다. 잭슨은 겨드랑이 근처 팔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복통도 나타났다. 시간이 지나자 잭슨은 발열, 구토, 발진 등을 겪었다. 잭슨의 엄마 새미는 “해열진통제를 먹이고 새벽 2시까지 아이와 함께 있다가 새벽 5시쯤 체온을 측정했다”며 “그때 발진이 보였고 아이의 상태가 심각한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부모는 곧바로 잭슨을 응급실에 데려갔다. 병원에 도착한 잭슨은 뇌수막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급히 치료를 받았다. 치료 중 잭슨의 몸에 생긴 발진은 붉은색에서 보라색으로 변했다. 심장이 일시적으로 멈출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 계속되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잭슨은 여행 하루 만에 숨졌다.
새미는 “의료진들이 잭슨을 계속 치료했고, 심장이 멈췄을 때도 다시 심장을 뛰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들었지만 결국 아들은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얻은 아들을 갑작스레 잃은 부모는 큰 충격에 빠졌다. 새미는 “잭슨은 우리 부부의 기적이다”며 “40세인 제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7년간 노력했고 5번의 시험관 시술과 다른 불임 치료도 받았다”며 “잭슨은 정말 착한 아이였고 말썽도 전혀 피우지 않았는데 이제는 허망하다”고 덧붙였다.
뇌·척수 감싸고 있는 뇌척수막에 염증 생긴 병
사연 속 아기에게 발생한 뇌수막염이란 뇌와 척수를 감싸고 있는 뇌척수막에 염증이 생긴 병이다. 사람의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구성되고 뇌척수막이라는 세 겹의 막에 싸여 보호받는다. 환자는 초기에 고열과 두통을 겪고 오한, 관절통, 구토 등을 하기도 한다.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는 동시에 붉은 발진이 몸에 퍼지기도 한다. 심하면 저혈압에 빠지고 쇼크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염증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 미생물이 피를 통해 뇌척수액에 침입한다. 이 중 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흔하다. 코나 입으로 들어간 바이러스는 중추신경계에 악영향을 준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보다 드물지만 치사율이 10~30% 정도로 치명적이다. 이 외에 물리적 손상, 특정 약물, 암 등도 원인이다.
뇌수막염 의심되면 신속히 병원 찾아야
생명까지 위협하는 병인 만큼 뇌수막염이 의심되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척수액 검사, 세균배양 검사, CT, MRI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해열제와 수액 보충, 항생제 등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치료 기간은 원인균에 따라 다르지만 1~3주 정도 걸린다.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일부 세균은 백신을 맞아 예방할 수 있다. 국내에는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 폐렴구균 백신, 수막알균 백신이 개발돼 있어 세균성 뇌수막염을 예방 접종이 가능하다. 단, 백신이 없는 바이러스 등을 대비하려면 평소 개인 위생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평소 손발을 깨끗이 씻고 세균 번식이 활발한 더운 날에는 물, 음식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