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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1일 시침과 분침이 가리키는 것은 시간이 아닌 기린과 사자, 원숭이, 말과 같은 포유동물의 형상을 하고 있는 시계 이미지를 표지에 실었다. 6시를 가리키는 위치엔 자그마한 사람의 모습도 보인다.
세포는 일생동안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암을 유발하거나 노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인간 이외의 포유동물에도 적용되는지는 비밀에 싸여 있다. 세포 변이가 일어나는 속도와 이런 속도가 전체 수명이나 신체 크기와 같은 생물학적 특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니고 마르틴코레나 영국 웰컴생어연구소 연구원팀은 포유동물 16종의 세포 돌연변이 발생률과 수명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21일자에 소개했다.
연구팀은 쥐와 돌고래, 소 등 16개 포유동물 종에서 ‘장선’이라는 조직의 세포를 수집했다. 장선은 장액을 만들고 분비하는 기관으로 모든 포유동물들이 공통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아 가지고 있는 장기다. 연구팀은 포유동물 56개 개체에서 샘플 208개를 채취해 종별 세포 변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명과 세포 변이 속도 사이에 반 비례 관계가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명이 긴 종은 수명이 짧은 종보다 느린 속도로 변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종의 포유동물은 각각의 수명이 끝날 때 까지 거의 동일한 수의 변이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포유동물 종 사이 수명이 최대 약 30배, 체질량이 약 4만배까지 차이가 나지만 변이 수 차이는 약 3배 정도에 머물렀다는 분석이다.
같은 종이면 세포에서 일생동안 일어나는 변이의 속도가 거의 유사한 점도 확인됐다. 매년 거의 일정한 양의 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마르틴코레나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포유동물 전반에 걸쳐 공통적인 세포 변이 과정이 있는 것을 밝혔다”며 “세포 변이 비율은 진화적으로 제한돼 있으며 노화에 기여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13일 인터넷을 통해 사전에 공개됐고 이날 표지와 함께 정식으로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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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