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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했던 코로나19 여성 폐는 돌처럼 굳어 있었다

heojohn 2020. 7. 3. 23:56

 

폐섬유화로 세계 최장 4개월여 에크모 장착 …결국 폐이식 “국내 첫 성공”

입력 : 2020-07-02 09:48/수정 : 2020-07-02 14:04

 

 

 

 

코로나19로 폐이식을 받은 50대 여성 환자의 현재 모습(왼쪽)과 폐이식 수술을 받기 전 섬유화가 진행된 폐 단면 모습. 한림대성심병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폐가 딱딱하게 굳은 중증의 50대 여성 환자에 대한 폐이식이 국내 처음으로 이뤄졌다. 세계에선 9번째다.

코로나19 환자 중에 세계 최장인 4개월 가까이 인공심폐장치 ‘에크모(ECMO)’를 장착해 폐이식 성공 가능성이 50%에 불과했지만 국내 의료진의 노력으로 환자의 목숨을 살려냈다.

특히 건강하고 젊은 코로나19 환자도 ‘폐섬유화’ 진행 속도가 빨라 폐이식까지 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여서 경각심을 던져준다.

젊다고 방심하지 말고 감염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의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게 의료진의 지적이다.

한림대평촌성심병원은 지난달 21일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폐이식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켰다고 2일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해당 50대 여성은 지난 2월 29일 중증의 코로나19로 긴급 후송돼 중환자병동 음압격리실로 입원했다. 당시 의식은 있었으나 산소 마스크를 꼈음에도 산소 농도가 88% 아래로 떨어져 불안정한 상태였다.

입원 3시간 만에 기도삽관 후 인공호흡기를 달았지만 그 후에도 혈압과 산소 농도가 나아지지 않고 숨을 쉬기 어려워했다.

초기 치료로 항말라리아약인 클로로퀸과 에이즈약인 칼레트라를 사용했고 항염증 작용을 위해 스테로이드도 썼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비교적 젊고 건강한 환자였지만 입원 다음날부터 에크모를 달아 환자의 폐 기능을 대신해야 했다. 에크모는 환자의 피를 몸 밖으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체내로 흘려보내는 장치로 심장이나 폐 기능이 정상이 아닐 때 심폐 기능을 보조해 생명을 유지해 준다.

환자는 3월 초 한 번의 코로나19 양성 반응 이후 줄곧 음성이 나왔다. 격리 2개월 만에 최종 음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바이러스만 사라졌을 뿐 폐 상태는 나빠졌다. 흉부CT검사 결과 양쪽 폐에 광범위한 침범과 함께 폐섬유화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폐 기능이 너무 심하게 손상돼 에크모를 떼는 순간 환자는 사망 위험이 높았다.

의료진은 결국 폐이식을 결정했다. 젊고 건강했던 환자는 코로나19로 순식간에 생사를 오가는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이다.

환자는 폐이식 전날인 지난달 20일까지 무려 112일간 에크모 치료를 받았다. 4개월 가까운 에크모 장착은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세계 최장 기록이다.

폐이식은 20일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8시간 동안 이뤄졌고 성공적이었다.

이 병원 에크모센터장 흉부외과 김형수 교수는 “코로나19 환자 중 국내에서 최고의 중증 치료 사례였으며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폐를 떼어낼 때 건강한 폐와 다르게 크기도 작게 줄어 있었고 마치 돌덩이처럼 폐가 딱딱한 느낌이었다”며 “건강하고 젊은 코로나19 환자도 폐섬유화 진행 속도가 빨라 폐이식까지 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폐이식 환자의 섬유화가 진행된 폐 단면 모습. 정상적인 폐는 스폰지처럼 말랑말랑한데, 섬유화가 진행된 폐의 중심부와 혈관 주변으로 염증이 심하고 딱딱하게 굳어 있다. 한림대평촌성심병원 제공

 


에크모 치료를 오랫동안 받은 환자는 다양한 합병증 위험이 크다. 또 침상에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져 근육 위축이 올 수 있기에 주기적으로 근육 운동을 해야 하고 폐이식을 받더라도 스스로 호흡이 안되면 결국 인공 호흡기나 에크모 치료에 장기간 의존할 수밖에 없다.

폐이식은 난이도가 높아 성공률이 70% 정도지만 에크모 환자의 경우 위중한 상태로 50%로 떨어진다. 심장 간 등 다른 장기이식 성공률이 90%인 것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5년 생존율은 50~60%고 10년 생존율은 30%로 낮다. 폐는 숨을 쉴 때마다 공기에 노출되는 외부와 연결된 유일한 장기로 그만큼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박성훈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환자의 특징이 영상검사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실제로 폐섬유화 진행 속도가 빨라 자칫 놓칠 수도 있어 환자 관찰이 중요하다”면서 “현재까지 환자가 급성 거부반응을 나타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건강을 회복 중인 여성 환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코로나19 감염을 감기처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생사를 오갈 수 있는 큰 병이라고 생각해 아주 조심해야 한다. 에크모 치료를 받지 않았으면 숨 쉬기가 매우 힘들어 이미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숨 쉬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건강할 때는 몰랐다”며 수술을 해 준 의료진에 거듭 감사를 표시했다.

환자는 현재 스스로 호흡하고 앉아서 식사하며 하지 근력을 키워 걸을 준비를 하고 있다. 재활 운동을 열심히 해 보행이 가능해지면 일상으로의 복귀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코로나19로 폐이식을 받은 50대 여성 환자는 현재 건강을 회복 중이다. 한림대성심병원 제공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756938&code=61121111&sid1=s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