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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아버지를 쓰러뜨린 시조새의 | 깃털 |

heojohn 2020. 6. 29. 22:54

| 깃털 |
소어 핸슨 지음 | 하윤숙 옮김 | 에이도스 | 400쪽 | 1만 8000원


생각해 보자.

시조새의 깃털

책 표지

1868년 어느 날, 장소는 영국이었다. ‘공룡’이라는 이름을
처음 만든 학자 리처드 오언과 ‘다윈의 불독’이라고 불렸던 토머
스 헉슬리가 한 강연에서 맞붙었다. ‘공룡의 아버지’답지 않게 창
조론자였던 오언은 독일에서 발견된 깃털달린 작은 새, 즉 시조
새의 화석을 가리키며 “완전한 새의 화석”이라고 주장했다. 반
면 헉슬리는 “깃털만 빼면 공룡과 똑같다”며 “공룡과 새의 잃어
버린 고리”라고 반박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헉슬리의 주장이 받
아들여졌고, 공룡의 아버지는 시조새에게 통렬한 타격을 받았다
(현재 시조새는 공룡과 새의 잃어버린 고리가 아니라 원시 조류
로 인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진화의 뚜렷한 증거다).


‘깃털-가장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은 오랜만에 만난, 전문성과
대중성이 잘 결합된 과학책이다. 최근 밝혀진 과학적 지식이나
이론도 많지만 여행을 떠나는 듯한 저자의 글솜씨와 따스한 유
머 덕분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먼저 오랫동안 과학자들을 괴롭혔던 질문부터 하자. 새의 깃
털은 왜 진화했을까. 비행? 처음부터는 아니었다. 하도 고민이다
보니 깃털이 새의 ‘벌레잡이 주걱’이었다는 황당한 주장도 나왔
다. 지금은 체온 조절용으로 진화됐다가 비행용으로 발전했다는
이론이 정설이다(과시와 유혹의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깃털이 체온 보호에 탁월하다는 사실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리털이나 거위털로 겨울에 자신의 몸을 둘러싸고 있는지 떠올
리면 이해하기 쉽다(실제로는 닭털도 많다). 깃털은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체온이 올라가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능도 탁월하다.


오랫동안 하늘을 날아다녀도 체온이 별로 올라가지 않는 철새를 생각해 보자.
그래도 깃털이 주목받는 것은 탁월한 비행기구이기 때문이다. 새가 하늘을 날 수 있
는 것은 엄청나게 발달한 가슴근육과 깃털의 구조 덕분이다. 비대칭, 즉 깃대를 중심으
로 양쪽으로 길이가 다른 깃털은 위로 떠오르는 양력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갈
릴레오의 실험에서 나오듯이 피사의 사탑에서 깃털을 떨어뜨리면 한참이나 지나야 땅
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하늘을 나는 동물 중 깃털을 이용하는 것은 오직 새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얇
은 막을 이용한다. 과거 익룡이 그랬고, 지금은 박쥐와 날다람쥐가 그렇다. 인간이 만든
글라이더도 비슷하다. 새는 깃털이라는 탁월한 비행 구조를 개발하면서 하늘을 나는 최
고의 동물이 된 것이다(가벼운 뼈, 이빨 없는 부리, 효율적인 허파 등도 도움이 됐다).
두 발로 뛰던 수각류 공룡이 어떻게 날게 되었는지는 아직도 논란 중이다. 땅에서 뛰
다가 깃털과 날개를 이용해 조금씩 날아오르게 됐다는 가설이 조금 더 우세하지만 나뭇
가지에서 뛰어내리다가 하늘을 날게 됐다는 가설도 만만찮다. 저자는 일부 연구를 언급
하며 새로운 가설을 주장한다. 새의 조상이 경사로를 뛰어오르는 과정에서 깃털을 효율
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날아오르는 능력을 얻었다는 것이다.


진화야 어찌됐든 깃털은 흥미로운 존재다. 세상의 모든 깃털을 한 줄로 나란히 세우
면 달을 지나고 태양을 지나 어느 먼 천체에 닿을 것이다. 길이도 다양해서 온가도리라
는 이름의 일본 새는 10m짜리 번식깃을 갖고 있다. 비행기 엔지니어들은 제트여객기의
날개에 깃털을 빽빽하게 채우면 비행 효율성이 무려 15%나 올라간다는 사실을 발견했
다. 그렇다고 비행기 날개에 깃털을 달 수는 없지만 오돌토돌한 돌기를 붙이는 방법은
생각해볼 수 있다.
다시 시조새 논쟁으로 돌아가 보자. 오언은 논쟁에서는 졌지만 돈만 보면 꽤 남는 장
사를 했다. 오언은 시조새 화석을 700파운드(오늘날 가치로는 1억 원)에 샀는데 현재 이
정도로 보존된 시조새 화석은 16억 원이 넘는다. 1억 년이 넘은 깃털의 가치다. 

그래도 깃털이 주목받는 것은 탁월한 비행기구이기 때문이다. 새가 하늘을 날 수 있
는 것은 엄청나게 발달한 가슴근육과 깃털의 구조 덕분이다. 비대칭, 즉 깃대를 중심으
로 양쪽으로 길이가 다른 깃털은 위로 떠오르는 양력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갈
릴레오의 실험에서 나오듯이 피사의 사탑에서 깃털을 떨어뜨리면 한참이나 지나야 땅
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하늘을 나는 동물 중 깃털을 이용하는 것은 오직 새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얇
은 막을 이용한다. 과거 익룡이 그랬고, 지금은 박쥐와 날다람쥐가 그렇다. 인간이 만든
글라이더도 비슷하다. 새는 깃털이라는 탁월한 비행 구조를 개발하면서 하늘을 나는 최
고의 동물이 된 것이다(가벼운 뼈, 이빨 없는 부리, 효율적인 허파 등도 도움이 됐다).
두 발로 뛰던 수각류 공룡이 어떻게 날게 되었는지는 아직도 논란 중이다. 땅에서 뛰
다가 깃털과 날개를 이용해 조금씩 날아오르게 됐다는 가설이 조금 더 우세하지만 나뭇
가지에서 뛰어내리다가 하늘을 날게 됐다는 가설도 만만찮다. 저자는 일부 연구를 언급
하며 새로운 가설을 주장한다. 새의 조상이 경사로를 뛰어오르는 과정에서 깃털을 효율
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날아오르는 능력을 얻었다는 것이다.
진화야 어찌됐든 깃털은 흥미로운 존재다. 세상의 모든 깃털을 한 줄로 나란히 세우
면 달을 지나고 태양을 지나 어느 먼 천체에 닿을 것이다. 길이도 다양해서 온가도리라
는 이름의 일본 새는 10m짜리 번식깃을 갖고 있다. 비행기 엔지니어들은 제트여객기의
날개에 깃털을 빽빽하게 채우면 비행 효율성이 무려 15%나 올라간다는 사실을 발견했
다. 그렇다고 비행기 날개에 깃털을 달 수는 없지만 오돌토돌한 돌기를 붙이는 방법은
생각해볼 수 있다.
다시 시조새 논쟁으로 돌아가 보자. 오언은 논쟁에서는 졌지만 돈만 보면 꽤 남는 장
사를 했다. 오언은 시조새 화석을 700파운드(오늘날 가치로는 1억 원)에 샀는데 현재 이
정도로 보존된 시조새 화석은 16억 원이 넘는다. 1억 년이 넘은 깃털의 가치다.

 

fun 글 김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