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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기억 형성되는 원리 밝혔다

heojohn 2021. 7. 14. 23:58

2021.07.13 13:48

 

KAIST는 한진희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

강하게 서로 연결된 뉴런 집합체에서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 모식도.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무수히 많은 뉴런과 이들 사이 시냅스 연결로 구성된 복잡한 신경 네트워크에서 기억을 형성하는 뉴런이 선택되는 근본적인 원리를 규명했다. 기억을 잃는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한진희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시냅스 연결이 강화된 뉴런에서 기억이 인코딩되는 원리를 규명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과거 경험은 기억으로 뇌에 저장되고 나중에 불러오게 된다. 기억은 뇌 전체에 걸쳐 극히 적은 수의 뉴런들에 인코딩되고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뉴런들이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인지, 어떤 원리에 의해 선택되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이 질문을 해결하는 것은 신경과학의 미해결 난제 중 하나인 기억이 뇌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규명하는 것으로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캐나다의 신경심리학자인 도널드 올딩 헤브는 1949년 발간한 유명한 저서 ‘행동의 조직화’에서 두 뉴런이 시간상으로 동시에 활성화되면 두 뉴런 사이 시냅스 연결이 강화될 것이라는 ‘시냅스 가소성’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실험을 통해 학습으로 특정 시냅스에서 실제로 ‘장기간 강화(LTP)가 일어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 발견으로 LTP는 기억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LTP가 기억을 인코딩하는 뉴런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지금까지 규명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생쥐 뇌 편도체 부위에서 LTP가 발생하지 않는 시냅스를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특정 패턴으로 자극, 인위적으로 시냅스 연결을 강하게 만들거나 약하게 조작하고 이 때 기억을 인코딩하는 뉴런이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우선 생쥐가 공포 경험을 하기 전 시냅스를 미리 자극해 LTP가 일어나게 했을 때 원래는 기억과 관계없었던 이 시냅스에 기억이 인코딩되고 LTP가 일어난 뉴런이 주변 다른 뉴런에 비해 매우 높은 확률로 선택적으로 기억 인코딩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학습 바로 직후에 이 시냅스를 다시 광유전학 기술로 인위적으로 자극해 시냅스 연결을 약하게 하면 시냅스와 뉴런에 기억이 인코딩되지 않는다는 결과를 얻었다. 

 

반대로 정상적으로 생쥐가 공포 경험을 하고 난 바로 직후 LTP 자극을 통해 이 시냅스 연결을 인위적으로 강하게 했을 때 LTP를 조작한 시냅스에 공포 기억이 인코딩되고 주변 다른 뉴런들에 비해 LTP를 발생시킨 뉴런에 선택적으로 인코딩됐다. 시냅스 강도를 인위적으로 조작했을 때 기억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기억을 인코딩하는 뉴런이 바뀌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한진희 교수는 “LTP에 의해 뉴런들 사이에서 새로운 연결 패턴이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경험과 연관된 특이적인 세포 집합체가 뇌에서 새롭게 만들어진다”며 “강하게 서로 연결된 뉴런들의 형성이 뇌에서 기억이 형성되는 원리라는 것을 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기억 형성 과정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인 치매나 조현병 치료법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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