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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 운동도 ‘이 습관’으로 말짱 도루묵

heojohn 2022. 9. 27. 22:55

‘앉아서 지내는 생활 습관’에 젖으면 헛수고 될 수 있어

입력 2022.09.27 07:10 수정 2022.09.27 09:01 5,433

너무 오랜 시간 앉은 채 TV를 보거나 일을 하면 혈전(피떡)이 생기기 쉽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규칙적 운동은 체중 감량, 혈액 순환 촉진, 심장 기능 강화 등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앉아서 지내는 생활 습관에 푹 젖으면 운동도 헛수고가 될 수 있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지내거나, 밤에 소파에 앉아 TV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몰아보는 등 비활동적인 생활 스타일을 경계하라는 의미다.

미국가정의학회(AAFP) 의무이사 에이미 멀린스 박사(품질 및 과학 의료 담당)는 “운동은 혈액 순환을 좋게 하지만, 하루 중 너무 많은 시간을 앉아서 지내면 혈전(피떡)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건강 사이트 ‘더헬시(thehealthy)’와의 인터뷰에서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봤자 오랜 시간을 앉은 채 지내면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런 생활 습관에 젖은 사람은 수준 높은 운동 지침을 충족해도 다리에 혈전이 생겨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버몬트대 의대 메리 커쉬만 교수(혈액학·병리학)는 “동맥이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 뒤, 정맥은 혈액을 심장으로 되돌려준다”며 “다리의 정맥은 중력에 반해 혈액을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제 역할을 하기가 특히 어렵다”고 말했다. 몸은 다리 근육에 의존해 혈액을 다리에서 심장으로 혈액을 되돌려 보낸다. 그런데 만약 다리가 한꺼번에 몇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혈액이 응고되기 시작해, 정맥혈전색전증(VTE)이 발생할 수 있다. 혈전으로 인해 정맥이 막히는 정맥혈전색전증은 주로 수술, 외상성 부상, 암 등으로 생긴다. 하지만 단순히 오랜 시간 앉아 있어도 생길 수 있다.

특히 혈전이 떨어져 혈류를 타고 돌아다니면 치명적인 결과를 빚을 수 있다. 혈전은 뇌로 이동해 뇌졸중을, 폐에 남아 치명적인 폐색전증(PE)을 각각 일으킨다. 정맥혈전색전증은 매년 미국에서 30만~60만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심장병, 뇌졸중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진단된다. 6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대한 인지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앉은 채 장기간 TV를 ‘폭풍 시청’ 하는 행동은 심각성을 판단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AHA) 과학 세션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2017년)를 보면 TV를 ‘매우 자주’ 시청하는 사람들은 TV를 ‘거의 또는 전혀’ 시청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혈전이 생길 위험이 1.7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 가운데 TV를 자주 시청하는 사람들도 TV를 거의 시청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혈전이 생길 확률이 1.8배 더 높았다. 충격적인 결과다.

커쉬만 교수는 “운동은 열심히 하지만, 앉아서 지내는 생활 습관에 푹 젖어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만큼 규칙적 운동만으로는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하루에 앉아 지내는 시간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하고, 밤에 3시간 동안 TV를 보고 싶다면 그 중 꽤 많은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면서 시청해야 한다. TV를 보면서 러닝머신 위를 걷고, 시계에 알람을 설정해 일하는 동안에도 주기적으로 책상에서 일어나 몸을 움직여주는 게 좋은 예다. 커쉬만 교수는 “인지도가 낮은 정맥혈전색전증에 대해 스스로 배워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맥혈전색전증에는 심부정맥혈전증(DVT)과 폐색전증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전자의 증상으로는 종아리 또는 허벅지의 통증이나 압통, 다리 부기, 발적(빨갛게 부어오름), 만지면 뜨겁게 느껴지는 피부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후자의 증상으로는 뜻밖의 숨가쁨, 빠른 호흡, 흉통, 심박수 증가, 현기증 등을 들 수 있다. 폐색전증은 폐로 가는 혈액을 차단해 목숨을 위협할 수 있다. 증상을 빨리 알아채 즉시 의학적 도움을 구하면 생존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멀린스 박사는 “사람마다 위험 요소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아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암에 걸렸거나 수술을 받았거나 담배를 피우면 혈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4시간 이상 여행하는 사람들도 위험할 수 있다. 의사와 개별 위험 요소에 대해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 또 커쉬만 교수는 “너무 오래 앉아 있지 말고 신체 활동을 하고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면 심장병, 뇌졸중 등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