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그러나 '아직'/시대의 징조

그리스 50도 폭염속 곳곳 산불…“지구 종말 같은 광경”

heojohn 2021. 8. 10. 00:19

등록 :2021-08-08 15:45수정 :2021-08-09 02:32

정의길 기자 

 

7일 하루 70곳에서 산불
10일간 5만6천㏊, 154곳
아테네는 사실상 통금중
지상온도 섭씨 55도까지

그리스 아테네 북부의 교외에서 한 주민이 젖소를 끌고 산불을 피해 피난을 가고 있다. 아테네/로이터 연합뉴스

 

그리스에서 열파 더위와 산불로 “지구 종말 같은 광경”(<가디언>)이 펼쳐지고 있다.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7일 기록적인 고온과 이로 인해 촉발된 산불 사태로 그리스가 “악몽같은 여름”을 겪고 있다며, 이런 기후 재앙으로부터 “인명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정부의 임무라고 강조했다고 <비비시>(BBC)가 보도했다.유럽산림화재정보체계는 최근 10일 동안 그리스에서 5만6천㏊가 산불 사태로 전소됐다고 밝혔다. 7일 하루에만 전국 70여곳에서 산불 사태가 발생했고, 지난 1주일 동안 154곳에서 산불이 계속되고 있다.그리스의 최근 산불 사태는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열파 더위에 습도 10%에 불과한 지중해성 여름 기후가 결합해 발생하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섭씨 47도의 고온 사태가 1주일째 계속되고 있고, 아테네의 지상 온도가 섭씨 55도까지 치솟았다. 그리스뿐 아니라 인근 터키 등 지중해 연안 남유럽 국가 전역에서 고온과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각) 그리스 아테네 북부에서 소방관이 산불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아테네/신화 연합뉴스

 

그리스 수도 아테네는 북쪽 교외 산악 지대에서 발생한 산불과 연무 사태가 계속돼, 지난 5일 이후 수천명의 주민들이 집을 떠나 피신했다. 7일 아테네 주변 산불의 강도는 잦아들었으나, 강풍이 여전한 상태다. 아테네에서는 산불로 발생하는 연무 사태로 숨을 쉬기 힘든 상황이다. 당국이 주민들에게 “자택에서 창문을 닫고 지내라”고 권고해, 사실상 통행금지를 선포했다.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에비아 및 올림픽의 발생지인 올림피아가 있는 펠로폰네소스 지역 등에서도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에비아에서는 이미 주민 2천명이 배를 타고 섬을 떠났고, 남은 주민들을 위해 10대의 선박이 대기 중이라고 그리스 해안경비대가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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