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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토양에서 키운 첫 싹, 6일 뒤 무슨 일이

heojohn 2022. 8. 28. 00:16

[프리미엄 리포트] 

2022.08.27 06:00

 

UF/IFAS photo by Tyler Jones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25년경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준비 중이다. 약 50년 만에 재개된 유인 달 탐사다. 달의 환경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연구도 한창이다. 한국은 8월초 달 탐사를 위한 궤도선 ‘다누리’를 발사해 달의 환경을 관측할 예정이다. 


50년 전 탐사에서 얻은 달 토양 시료를 이용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팀은 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서 채취한 토양에 식물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50년 만에 진행된 실험 


1969년 7월,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가 달에 첫 발을 내디뎠다. 우주인들은 이곳에 8일 동안 머무르며 임무를 수행했고, 달의 돌(월석)과 달 표면 물질(겉흙)을 채집해 지구로 가져왔다. 1969년과 1972년 사이 총 여섯 번의 아폴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우주인들은 월석과 겉흙을 무려 382kg이나 채취해 왔다. 그간 이 시료는 다양한 연구에 쓰였다.


로버트 펄 미국 플로리다대 원예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도 달 토양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꾸준히 달 겉흙을 요청했다. 식물이 달 겉흙에서 자랄 수 있는지 실험하고, 궁극적으로 인류가 달에 머무는 데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였다. 수차례 거절 끝에 겉흙 이용을 허가 받았다. 이들이 겉흙 사용을 허락받는 데 걸린 시간은 11년이다.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인 해리슨 슈미트가 달 타우루스-리트로우 계곡에 착륙한 뒤 달 겉흙과 월석을 채집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여섯 번의 아폴로 임무에서 월석과 겉흙 382kg을 가져왔다. NASA 제공

달 겉흙 12g에서 이틀만에 피어난 새싹


심지어 연구팀이 실험을 위해 허가 받은 겉흙의 양은 고작 12g이다. 달 탐사 우주인들이 지구에 가져온 월석과 겉흙의 0.003% 수준인 셈이다. 연구팀은 이 12g의 달 겉흙을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고, 마침내 식물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실험에 이용한 식물은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다. 애기장대는 전체 염기서열이 해독된 최초의 식물이다. 또 크기가 작고 성장이 빨라 연구에 적합하다. 과학자들은 이 애기장대를 다양한 환경에서 실험하면서 성장 반응을 확인한 바 있다. 

 

애기장대를 키우기 위해 연구팀은 아폴로 11호(1969년), 아폴로 12호(1969년), 아폴로 17호(1972년)가 가져온 겉흙을 이용했다. 같은 달이라도 지역에 따라 흙의 성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아폴로 11호가 착륙했던 장소는 유독 우주방사선 노출이 많은 지역이다. 각 식물을 키우는 데 쓰인 달 겉흙은 모두 1g 미만이었다. 한편 대조군으로는 지구의 화산재로 달 겉흙처럼 만든 모사 토양을 준비했다. 

 

로버트 펄 미국 플로리다대 원예과학과 교수가 달 겉흙의 무게를 재고 있다. 각 실험 샘플에 이용된 달 겉흙의 무게는 1g가량이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달 겉흙이 물에 대한 반발(소수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겉흙 표면에 물이 구슬처럼 맺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토양을 전체적으로 축축하게 적시기 위해서는 물과 함께 겉흙을 저어줘야 했다. 그리고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분을 토양에 주입했다. 이렇게 제작된 토양에 애기장대 씨앗을 심었다.  


이틀 뒤 싹이 텄다. 48시간~60시간 사이에 모든 달 겉흙과 화산재에서 식물이 자랐다. 심지어 대략 6일 동안은 토양에 상관없이 모든 식물의 성장 속도와 건강 상태도 비슷했다. 그러나 이후 식물의 생장 상태에서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간에 따른 애기장대 발아 상태. 아폴로 11호, 12호, 17호, 그리고 지구 화산재를 이용한 모사토에 애기장대 씨앗을 직경 12.5mm의 플레이트에 심었다. 이틀이 지난 뒤 모든 흙에서 싹이 텄다. 다만 6일 뒤 달 겉흙에서 자란 묘목들은 모사토에서 자란 묘목과 성장의 차이를 보였다. 달 겉흙에서 자란 묘목은 잎이 크게 자라지 못했고, 뿌리가 튼튼하지 않았다. 과학동아DB

6일 뒤 급격한 발육부진


달 겉흙에서 자란 식물은 씨앗을 심고 6일 뒤 급격히 발육 부진을 보였다. 대조군인 지구 화산재에서 자란 식물만큼 튼튼하지 않았고, 성장 속도도 느렸다. 잎의 크기는 현저히 작았다. 일부는 잎이 엉키고, 뿌리가 꺾이기도 했다. 잎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반응이다. 


씨앗을 심고 20일 뒤, 연구팀은 식물이 꽃을 피우기 직전 잎과 줄기를 수확했다. 이를 토대로 RNA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겉흙에서 자란 애기장대가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 또는 염분이나 중금속이 다량으로 함유된 토양 환경에서 성장할 때와 유사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펄 교수는 “이는 식물이 달의 토양 환경을 스트레스로 인식한다고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씨앗을 심고 16일 뒤, 달 겉흙에서 자란 식물(오른쪽)과 모사토에서 자란 식물(왼쪽)의 겉모습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UF/IFAS photo by Tyler Jones 제공

달 겉흙에서 자란 식물은 모두 스트레스 반응을 나타내는 유전자가 많이 발현됐다. 겉흙 사이에서도 차이는 있었다. 아폴로 11호 겉흙에서 재배된 식물에서 이 유전자의 발현이 많이 나타난 것이다. 또 아폴로 11호 겉흙에서 키운 식물이 다른 두 겉흙에서 자란 식물들보다 더 약했다. 


그럼에도 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달 겉흙에서 식물이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그는 “식물 생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달 토양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스트레스 반응을 개선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달과 화성에서 발견된 자원으로 우주에서 생활하고 활동하는 미래 우주비행사를 위한 식량 자원을 개발해야 한다. 때문에 이 연구는 NASA의 장기 유인탐사 목표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안나-리사 폴 연구원이 식물의 유전자 분석을 수행하기 위해 플레이트에서 자란 애기장대를 수확하고 있다. UF/IFAS photo by Tyler Jones 제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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