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민 입력 2021. 12. 12. 17:25 댓글 71개
젤렌스키, 바이든에 나토가입 승인 요청
장기집권 위협 받는 푸틴
발트3국 등 접경지 턱밑에 나토군 주둔
중립지 핀란드·스웨덴도 등돌릴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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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과 공조해 반 러시아 기조를 더욱 강화하면서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 우크라이나 현 정권은 이런 시기를 틈타 나토에 적극 가입하려는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나토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군사대응에 돌입할 수 있어, 민주주주와 공산주의 진영간의 충돌이 벌어진다. 토니 라다킨 영국 국방 참모총장은 지난 지난 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충돌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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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뿌리' 우크라이나 사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건국의 뿌리 같은 곳이다.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를 반드시 사수해야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는 러시아의 뿌리와 같은 곳으로 평가 받는다. 러시아의 기원은 키예프 공국이다. 키예프가 1240년 몽골제국의 침입을 피해 동북부로 이주해 건설한 곳이 모스크바다. 이후 모스크바는 레닌주의와 스탈린주의로 무장한 인류 최대 공산국가의 출발점이 됐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최근 '반 러시아' 분위기가 거세다. 러시아 침공 위협에 몰린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더욱 강하게 추진해 지난 2019년 2월엔 '나토 가입'을 헌법에 명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나토 가입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물리적 충돌을 의식한 나토는 다른 옛 동구권 국가들과는 달리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유보 중이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우크라이나에 군 병력 지원은 물론,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가할 것임을 예고했다. 또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가동 중단에 직면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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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탈러시아'에 체제 불안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집착하는 이유는 젊은 시절 동독에서 KGB요원으로 근무할때 동독이 무너지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동독이 무너진 것뿐만 아니라 옛 구소련의 영향력 하에 있었던 동유럽의 국가들이 나토에 대거 가입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소련 붕괴 8년 뒤인 1999년,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이 속속 나토에 가입했다. 지난 2004년에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등 과거 소련의 편에서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가입했던 나라들이 대거 나토로 넘어간다. 위기감을 느낀 러시아는 군사 행동에 나서게 됐다. 지난 2008년 조지아를 침공했고, 이어 2014년 3월엔 우크라이나에 붙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크림반도 침공시에는 우크라이나인 1만4000명이 사망했다.
러시아의 위협속에 지난 2016년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 발트 3국과 폴란드·루마니아·불가리아에 나토군을 배치하게 된다. 러시아도 난민 유입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벨라루스·우크라이나에 이어 최근 라트비아에까지 병력을 배치해 주변국에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가 계속해서 동쪽으로 전진하면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실상 국경없는 서유럽은 이웃 국가들 간의 왕래가 빈번하다. 만약 우크라이나까지 나토에 가입하게 되면 러시아는 체제불안까지 느낄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서유럽 국가들이 주축이 된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는 서유럽 민주주의 국가와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루트가 열리게 된다. 러시아의 민주화가 가속될 수 있는 물꼬가 열리는 셈이다.
러시아 주변국가들이 모두 나토 영향력 아래에 있게 되면 공산주의 체제에 대한 내부 불만이 퍼질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지원을 받는 러시아 독립언론이 노벨평화상을 올해 수상할 정도로 자국 내부에서도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고 급속히 서유럽의 민주주의가 고속침투하면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나토에 고립되는 러시아
중립을 지켜왔던 북유럽 국가들이 최근 나토와 협력을 강화하는 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집착하는 또 다른 이유로 작용한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유럽의 핀란드와 스웨덴이 그동안의 중립노선에서 벗어나 나토쪽으로 기울고 있다. 북유럽과 동유럽이 모두 나토쪽으로 넘어가면 러시아는 유럽에서 고립될 수도 있다.
한국산 K9 자주포가 수출돼 화제가 된 핀란드가 국방력 강화에 힘쓰는 이유는 러시아에 대한 방어 목적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줄곧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해 왔지만 러시아의 안보 위협이 거세지자 나토와 협력해 사실상 동맹에 준하는 군사 협력을 강화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1995년 유럽연합(EU)에 가입했지만 나토에는 회원국으로 가입하지 않아 군사적 중립국으로 분류됐다. 핀란드는 이후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미국 주도의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중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내전에 무력개입하고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러시아 전투기들이 핀란드 영공을 자주 침범하는 등 군사력을 과시하자 핀란드로서는 더 이상 러시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나토 및 스웨덴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다. 스웨덴도 러시아가 2013년부터 자국을 위협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고 러시아 잠수함들이 스톡홀름 인근 해역에서 포착되자 경각심이 높아졌다.
이에 스웨덴과 핀란드는 2016년 미국과 방위협정을 체결하고 스웨덴과 핀란드 영토 안에서 나토군의 군사훈련을 허용하기로 했다. 특히 스웨덴은 2010년 폐지했던 여성징병제까지 지난 2018년 부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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