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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논병아리의 '사랑과 전쟁'

heojohn 2022. 1. 31. 23:04

[생태 화보] 

  • 글 사진 금기연 취미사진가

    입력 2022.01.26 09:47

    광교호 물새 촬영기 上
    2년간 광교호수 출퇴근 촬영…부화 순간 찍으려 14일간 매일 13시간 대기해

    이미지 크게보기사랑의 인사(하트 세리머니)
    지난 2년간 수원의 광교호수를 촬영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때로는 종일 관찰하고 촬영했습니다. 코로나로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수원의 광교호수공원은 인근 주민들에게 해방구이자 안식처였습니다. 카메라 망원렌즈를 통해 본 그곳에는 많은 생명들이 저마다 아름답고 신기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호수 동물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삶을 사진으로 기록했고, 숱하게 많은 사진 중 12장의 사진을 월간<山>을 통해 2회에 나누어 공개합니다.
    가족을 중시하는 뿔논병아리가 사랑을 확인하고, 짝짓기를 통하여 알을 낳고, 품어 부화시킨 뒤 새끼를 키우고 독립시키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또 가족과 영역을 지키기 위한 투쟁 등 극적인 모습 또한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로 기록했습니다. 특히 새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을 포착하고픈 욕심에 말복 전후의 무더위 속에서 하루 13시간씩 꼬박 14일간을 씨름한 끝에 마침내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1. 사랑의 인사(하트 세리머니)
    옆에서 보면 마주 보는 모양이 확실한 하트 형상입니다. 깃털을 곧추 세우고 소리를 지르며 서로 마주 보고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모습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감정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곧바로 짝짓기로 이어지는데, 알을 품는 중에도 이런 인사는 계속됩니다. 특히 가족을 위한 투쟁이 끝난 뒤 주변에서 지켜보던 짝과 나누는 사랑의 인사는 보는 이를 뭉클하게 합니다.
    2. 짝짓기
    사랑의 인사를 하고 나면 둥지를 만들어 보강하며 끊임없이 짝짓기를 합니다. 아침에만 네 번이나 목격한 적도 있는데, 주로 아침·저녁에 합니다. 암컷이 먼저 둥지에 자리를 잡고 특이한 울음으로 재촉하며, 수컷은 뜸을 들이다가 시작하거나 그냥 지나치기도 합니다. 짝짓기 중 요란한 소리를 내지만 지속시간은 2~3초 정도입니다.
    이미지 크게보기사랑의 결실-알 낳기
    3. 사랑의 결실-알 낳기
    짝짓기가 며칠 계속되고 나면 하나씩 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루에 하나씩 보통 3~5개의 알을 낳아서 품습니다. 알을 낳고 품기 시작해도 둥지 보강과 짝짓기는 계속 됩니다. 짝짓기와 알 낳기, 알 품기, 둥지 보강 등 참으로 분주한 나날입니다. 
    이미지 크게보기알 품기-폭우도 견디고
    4. 알 품기-폭우도 견디고
    알을 낳으면 밤낮 없이 알을 품습니다. 둥지도 계속 보강합니다. 두 마리가 교대로 약 2시간 간격으로 알을 품는데, 참 사이가 좋습니다. 엄청난 비바람에도, 푹푹 찌는 무더위에도 알 품기는 계속됩니다. 무더위가 심할 때는 자주 일어나서 날갯짓으로 더위를 식힙니다. 모성애, 부성애, 종족번식 본능 등 여러 수식어가 무색합니다.
    이미지 크게보기가물치의 습격
    5. 가물치의 습격
    3~4주간의 알 품기가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비바람에 무더위, 심지어 가물치나 왜가리 등의 습격도 이겨내야 합니다. 가물치의 습격으로 알을 잃어버리고도 애절하게 둥지를 지키다가 가까운 물속에서 알을 찾아내어 몇 번의 실패 끝에 마침내 건져 올리는 모습은 정말로 극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이미지 크게보기새 생명의 탄생
    6. 새 생명의 탄생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하루에 한 마리씩 마침내 새 생명이 탄생합니다. 제가 관찰한 경험으로는 23~25일간 알을 품고, 그 이상이 되면 포기해 버립니다. 깨어나는 시간은 일정치 않습니다. 아침일 수도, 저녁일 수도 있습니다. 이 순간을 잡기 위해 14일간 무더위 속에 하루 13시간을 지켜본 결과입니다.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올 때 어미가 밖에서 쪼아서 도와주지는 않습니다.
    본 기사는 월간산 2022년 1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생태 화보] 뿔논병아리의 '사랑과 전쟁'

    지난 2년간 수원의 광교호수를 촬영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때로는 종일 관찰하고 촬영했습니다. 코로나로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수원의 광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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