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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잘못 쓰면 사람도 쓰러진다

heojohn 2023. 4. 9. 23:20

[카드뉴스] 

2017.11.02 14:00
 
 
 
 
 
 
 
 
 
 
 
 
 
 
 


유난히 모기가 극성이었던 이번 가을. 귓가에 '왱~' 하는 소리가 들리면 스프레이 타입 살충제를 뿌리고 훈증기 타입 살충제를 켜고서야 마음놓고 잠을 잘 수 있었죠. 그러다보면 죽어가는(?) 모기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은 괜찮은지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다양한 화학물질로 만든 살충제는 사람에게 안전할까요?


가정용으로 많이 쓰이는 살충제 성분은 피레스로이드와 유기인 계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피레스로이드계가 가정용 살충제의 대부분입니다.


벌레를 없앤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제충국(除蟲菊)에서는 곤충을 마비시키는 피레트린(pyrethrin) 성분이 나옵니다. 이 성분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이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입니다.


사람을 비롯한 포유류는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 성분을 분해 할 수 있는 효소가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에게 독성이 강하지는 않지만, 많은 양에 노출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인체로 들어온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는 말초신경 세포막의 나트륨 통로에 잘 결합합니다. 나트륨 통로는 신경세포 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전기신호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퍼메트린 같은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는 신경 세포막의 나트륨 투과성을 높여 신경을 과도하게 흥분시킵니다. 중추신경계가 자극되면 전신을 떨고 근육이 꼬이며 심한 경우 열이 나고, 에너지 고갈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 중 퍼메트린을 내분비장애물질로 지정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 송재석 관동대 예방의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환경부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서 내분비장애물질로 지정하고 있죠. 퍼메트린과 알레트린의 살충제 내 함량은 각각 0.25% 이하, 0.5% 이하로 제한돼있습니다.


1차 세계 대전 중 독가스의 한 종류로 개발된 유기인계 살충제는 독성이 강하지만 반감기가 매우 짧아 사용 후 남아있지 않으며, 가격이 저렴해 과거에 많이 쓰였습니다.


유기인계 살충제는 체내에 들어오면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막습니다. 아세틸콜린은 신경세포 사이에서 신경정보를 전달한 뒤, 효소에 의해 분해돼야 하는데요. 이때, 유기인계 살충제가 아세틸콜린 분해를 방해하면 분해되지 않은 아세틸콜린이 부교감신경을 계속 흥분시켜 피부 자극, 두통,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납니다.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조사에 따르면, 태아 때 유기인계 살충제 노출량이 많았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지능지수(IQ)가 평균 7% 낮았습니다.


어린이는 독성을 해독하는 간이나 신장이 성숙하지 않아 살충제에 대한 저항력이 약합니다. 식약처의 승인을 받은 제품이더라도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환경보건기준에 따르면 가정용 살충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피레스로이드계열 살충제는 피부접촉보다는 먹거나 흡입했을 때 더 문제가 됩니다. 모기향, 전자모기향, 스프레이식 제품은 밀폐된 방에서 사용하지 말고 환기를 잘 시켜야 합니다. 또한 스프레이식 제품은 사람에게 직접 분사하지 말아야 합니다.

 


- 참고: 과학동아 2013년 07월호 ‘살충제 잘못 쓰면 사람도 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