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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이라면 뇌졸중 위험 5배

heojohn 2022. 7. 31. 23:15

권대익 입력 2022. 07. 31. 18:40 댓글 0

[노태호 교수의 심장 건강] 가톨릭대 명예교수(노태호심장클리닉 원장)
심방세동에서 뇌졸중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구용 항응고제 복용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심장은 분당 5L의 혈액을 온몸으로 품어낸다. 하루에 자그마치 6톤 화물 트럭의 적재량만큼이다. 효율이 대단할 뿐 아니라 365일 우리가 잠들어도 쉬지 않고 일하니 얼마나 고마운 우리의 심장인가.

심장에서 펌프의 주요 역할은 심장 아랫부분 두꺼운 근육인 심실(心室ㆍventricle)이 맡는다. 윗부분 얇은 벽을 가진 심방(心房ㆍatrium)은 온몸으로부터 돌아온 혈액을 심실 수축 바로 전에 심실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심방세동(心房細動ㆍatrial fibrillation)은 심방이 정상적으로 수축하거나 이완하지 못하며 바르르 떨게 되는 부정맥(不整脈ㆍarrhythmia)이다.

심방은 힘을 잃고 늘어나며 그 안에 혈액이 고이며 결국 굳게 되는데 혈전(血栓)이 바로 그것이다. 혈전이 어느 순간 심방으로부터 떨어져 나가 혈액을 타고 돌다 뇌의 동맥을 틀어막게 되면 뇌졸중(腦卒中ㆍstroke) 즉 중풍이 생기게 된다.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 위험이 5배나 증가한다. 더구나 뇌졸중의 중등도도 동맥경화로 생기는 뇌졸중에 비하면 훨씬 위중하다. 동맥경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작은 동맥을 침범하는 반면 심방세동 혈전은 어느 순간 떨어져 나가며 큰 동맥을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심방세동 환자 중에도 특히 뇌졸중 고위험군이 있다. 위험도 점수를 매겨 합계 2점(여성은 3점) 이상이면 뇌졸중 고위험군에 속한다.

물론 점수가 높을수록 위험도는 더 높아진다. 고혈압ㆍ당뇨병ㆍ심부전ㆍ혈관 질환ㆍ여성ㆍ65세 이상이면 각각 1점씩, 뇌졸중을 앓은 적이 있거나 75세 이상이면 각각 2점이다. 가령 70세 남성이 고혈압과 당뇨병을 갖고 있으면 3점으로 고위험군에 속한다.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자신이 뇌졸중의 고위험군에 속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스스로 점수를 매기는 방법을 소개했지만 경험 많은 부정맥 전문의와 상의해 판단해야 한다. 그다음 예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현재 가장 신뢰받고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약물 치료 즉 항응고제 복용이다. 전에는 와파린이란 약물을 주로 사용했다. 효과는 좋은데 뇌졸중 예방 효과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용량 결정이 쉽지 않다. 비타민 K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섭취하면 약효가 떨어진다. 이 내용이 잘못 전해져 심장 질환자에게 청국장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돈 적이 있다.

와파린에 이어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NOAC)가 등장했다. 뇌졸중 예방 효과는 와파린과 같고 항응고제에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출혈 부작용이나, 약물이나 음식의 상호작용이 훨씬 적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고위험군에 속해 항응고제가 꼭 필요하지만 출혈 부작용이 심해 어떤 환자는 항응고제 사용이 곤란하다. 그러면 혈전이 잘 생기는 좌심방의 튀어나온 일부분을 병마개로 막듯 아예 입구를 틀어막아 말려버리는 시술도 가능하다.

또 심방세동으로 혈전이 발생하니 심방세동을 정상 리듬으로 돌리는 어려운 방법이 있다. 항부정맥 약물이나 전기 충격, 혹은 시술로 정상 리듬을 회복하는 데 재발이 흔하다.

또 운 좋게 정상 리듬을 유지해도 고위험군은 항응고 뇌졸중 예방 요법을 지속해야 한다. 뭐니 뭐니 해도 심방세동에서 뇌졸중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구용 항응고제 복용이다.

노태호 가톨릭대 명예교수(노태호심장클리닉 원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