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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변종' 바이러스 대신 '변이체'가 정확한 용어

heojohn 2020. 12. 22. 23:35

[팩트체크]

2020.12.21 15:01

 

염기 3만 개 중 1% 달라야 ‘변종’…백신 효능 아직은 유효

영국 코로나19 게노믹스UK 컨소시엄(COG-UK)은 올해 4월부터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바이러스 게놈 약 14만 개를 해독해 매주 업데이트한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COG-UK 홈페이지 캡처

 

영국에서 출현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영국을 넘어 유럽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을 처음 공개한 영국 정부는 나흘 만인 18일 성명을 통해 이 바이러스가 기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보다 훨씬 빨리 전파되는 ‘변종(variant)’이라고 발표했다.


영국은 20일 하루에만 3만5928명이 새로 확진돼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최근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영국발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하며 확산 차단에 나섰다.


외신은 이 바이러스에 ‘슈퍼(super)’ ‘돌연변이(mutant)’ 등의 수식어를 붙이며 변종 출현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의학저널(BMJ)’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지금까지 이 바이러스에 대해 확인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정리했다.

 

 

○ 돌연변이 17군데 확인...진정한 의미 '변종' 아냐

영국 정부는 이 바이러스에 ‘VUI-202012/01’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2020년 12월 발견돼 현재 조사 중인 바이러스라는 뜻이다(Variant Under Investigation in December 2020).


감염병 전문가로 잉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이자 영국 정부 의료자문위원장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18일 정부 성명에서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종이 영국 남동부 지역에서 급속히 전파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새로운 종(strain)이 이런 급속한 전파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언급하며 변종의 출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아직은 VUI-202012/01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종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안광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현재까지 공개된 게놈 분석 결과만 보면 변종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일부에서 돌연변이가 나타난 ‘변이체’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하다”며 “코로나바이러스 게놈은 염기 약 3만 개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1% 이상이 달라야 학술적으로는 변종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하지만 코로나19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염기 380개가 다르고,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종으로 분류된다.


‘영국의학저널’ 12월 16일자에 따르면 VUI-202012/01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17군데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났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돌연변이는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확인된 N501Y 돌연변이다. 13일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이 돌연변이가 확인된 사람은 1108명이다.


과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것은 RNA 바이러스의 기본적인 특성이라고 강조한다. 올해 4월 국제학술지 ‘셀’에 실린 돌연변이 발생 논문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종 출현으로 과대 해석되면서 학계가 이미 한바탕 홍역을 치른 경험도 있다. 안 교수는 “RNA 바이러스는 매달 평균 1개씩 돌연변이가 나타난다”며 “이미 16군데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난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지만, 변종으로 인정되진 않았다”라고 못 박았다.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출현한 뒤 지금까지 변종은 확인되지 않았다.

 

 

○ 평균 71% 더 빨리 전파...게놈 해독해 변이 추적

피터 호비 옥스퍼드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영국의 감염병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된 자문기구인 NERVTAG(the New and Emerging Respiratory Virus Threats Advisory Group)는 18일 3페이지 분량의 자문 결과 보고서에서 VUI-202012/01의 전파력에 대해 “게놈 데이터를 토대로 논의한 결과 다른 바이러스보다 평균 71% 빨리 전파된다”고 밝혔다.


NERVTAG가 판단의 근거로 삼은 게놈 데이터는 영국 코로나19 게노믹스UK 컨소시엄(COG-UK)이 공개한 자료다. COG-UK는 올해 4월부터 지금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바이러스 게놈 약 14만 개를 해독해 매주 업데이트한 결과를 공개해왔다. COG-UK 소속으로 게놈 해독에 관여하는 에릭 볼츠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박사는 16일 유튜브로 진행된 코로나19 ‘쇼케이스 이벤트’에서 VUI-202012/01의 전파속도가 평균 70% 더 빠르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장 최근인 19일 COG-UK가 업데이트한 내용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9월 20일 켄트와 21일 런던에서 각각 처음 획득했고, 게놈을 해독한 결과 돌연변이가 처음 확인됐다. 보고서는 “그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매달 평균 1~2개의 돌연변이가 발생해 축적됐다”며 “기존의 돌연변이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안정화됐지만, 이 바이러스는 단기간에 진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라고 전했다. 이달 15일 기준 COG-UK가 획득한 VUI-202012/01 게놈은 총 1623개다.

 

NERVTAG는 VUI-202012/01의 감염재생산지수(R)가 0.39 이상이라고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VUI-202012/01의 감염재생산지수(R)는 0.39~0.93”이라며 “아직 데이터 분석 초기 단계여서 완전히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런던에서는 지난주 이 바이러스에 의한 코로나19 감염자가 전체의 60%로 급격히 늘었다.

 

 

○ 더 치명적인지, 백신 효과 없는지 아직 몰라

영국 감염병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VUI-202012/01이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치명적이거나 백신의 효능을 무력화하는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얘기한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라비 굽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20일 BBC에 “현재 개발된 백신은 바이러스의 여러 부분을 공격하도록 면역체계를 훈련시키는 방식이어서 VUI-202012/01이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에 변이를 일으켜도 여전히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돌변변이가 늘어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영국에서는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만큼 향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면역 회피를 위해 어떤 돌연변이를 일으킬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런 돌연변이를 백신의 성능 개선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도 매년 이런 식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안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RNA 바이러스는 백신이 등장하면 이것이 ‘선택압(selective pressure)’으로 작용해 진화한다”며 “면역 회피를 위해 돌연변이가 나타날 것이고, 이는 향후 백신 개선에 중요한 정보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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