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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다 다친 무릎, 반월 연골판 바로 확인을… 관절염 진행 위험"

heojohn 2024. 2. 2. 00:00

이슬비 기자

입력 2024.02.01 17:00
[전문의에게 묻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
장년기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리는 주요인은 '무릎'이다. 60대 이상 2명 중 1명은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보행에 불편을 겪을 정도. 이를 30~40년이나 앞당겨 20대에 겪는 환자가 있다. 바로 '반월 연골판'이 파열된 환자들이다. 반월 연골판은 무릎 관절 내부, 안·바깥에 한 개씩 위치하는 섬유성 연골로, 초승달을 닮아 '반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딱딱한 관절 사이 부드러운 쿠션 역할을 해 ▲외력을 분산시키고 ▲관절 연골을 보호하고 ▲관절 안전성을 높이는 등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고강도 스포츠를 즐기는 20~40대 젊은 층에선 간혹 이 연골판이 파열되곤 한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연골 손상을 방치하다 보면 위·아래 무릎뼈 간격이 점차 좁아져 염증반응이 생기고, 결국 퇴행성 관절염이 한참 앞당겨져 발병하게 된다. 방지하려면 제 시기에 반월 연골판을 이식해 줘야 한다. 국내 최초로 반월 연골판 이식 클리닉을 개소한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를 만나 수술받아야 하는 '타이밍'에 대해 들었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반월 연골판 이식술이란 무엇인가?
반월 연골판이 절제되거나 소실된 젊고 활동적인 환자에게 반월 연골판 기능을 회복시켜 주기 위해서 사체에서 얻은 반월 연골판을 환자 무릎에 넣어주는 수술이다. 관절 연골을 보호해 주는 반월 연골판이 망가지면 빠르게 관절염이 진행될 수 있는데, 이식으로 이를 예방할 수 있다.

-모든 반월 연골판 손상 환자가 받을 수 있는가?
아니다.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 기준을 알면 대상 환자를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반월 연골판이 기능을 제대로 못 할 만큼 조직이 손상된 상태여야 한다. 70% 정도 연골판이 사라져 보여도 앞과 뒤쪽이 많이 남아있다면 기능은 20~30% 정도만 소실됐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나이다. 반월 연골판 이식술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건강보험 기준으로 20~45세이고, 교과서에선 50세 이하로 나와 있다. 노화로 관절염이 진행된 무릎 환경에서는 반월 연골판 이식술의 결과가 별로 안 좋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관절 연골 상태다. 뼈가 드러날 정도로 연골이 닳아 있으면 관절염이 이미 진행된 상태라, 나라에서는 보험 적용을 해주지 않는다. 연골 소실이 국소적이라면 국민건강보험 적용은 못 받더라도, 연골 재생술을 하면서 반월 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해 볼 수는 있다. 네 번째는 다리 정렬이다. O나 X자 다리라면, 반월 연골판 이식술 부위로 하중이 많이 실리게 돼 예후가 안 좋다. 다리 정렬이 안 맞으면 절골술도 동반해야 결과도 좋고, 보험도 적용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대 불안정성이 없어야 한다. 인대가 느슨하면 반월 연골판에 많은 스트레스가 가해져 금방 찢어질 수 있다. 이때도 인대 재건술을 함께 해야 건강 보험을 받을 수 있다.

-젊을 때 받아야 효과적인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젊은 환자가 많은가?
그렇다. 우리나라 통계를 보면 반월 연골판 이식술 환자 중 40대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20대다. 레포츠 등 고강도 활동을 즐기는 젊은 층이 준비가 안 된 상태거나 미숙한 상태로 스포츠를 즐기면서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원판형 반월 연골판 기형이 흔하다. 정상 반월 연골판은 말발굽 모양인데, 원판형 반월 연골판 기형은 쟁반처럼 넓적하게 생겼다. 원판형 반월 연골판 기형이 구조적으로 취약해, 외상성이나 퇴행성 파열이 더 잘 발생한다. 20~30대라도 원판형 반월 연골판 기형이면 퇴행성 변화가 빨리 올 수 있고, 파열이 진행돼 40대에는 이미 연골판이 없어져 있는 사람도 많다.

정상 반월연골판(왼쪽)과 원판형 반월연골판 기형./사진=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 제공
-제때 이식 받는 게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
그렇다. 반월 연골판 이식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절 연골'이 망가지기 전에 수술받는 것이다. 많은 환자가 무릎 수술은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하는 게 좋다'고 오해하는데, 이는 인공관절 수술과 헷갈려서 든 생각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이 완전히 망가진 말기 관절염일 때 망가진 부분을 깨끗하게 절제하고 금속을 덮어씌우는 수술이다. 한 번 수술 받으면 20~25년 쓸 수 있으므로, 평생 쓰기 위해 버티다 70대쯤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반월 연골판 이식술은 연골 상태가 좋을 때 수술할수록 결과가 좋다. 실제로 반월 연골판 이식술을 할 때 관절 간격 상태에 따라서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을 해봤더니, 3mm 이상은 관절 간격이 잘 유지돼야 수술 결과가 좋았다.

-수술받을 타이밍을 아는 방법이 있는가?
반월 연골판은 파열돼도 크게 증상이 없다. 연골판에는 신경이나 혈관 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증상이 나타날 때면 이미 연골이 닳아서 뼈가 드러나기 직전일 가능성이 크다. 증상으로 알기보다는 근처 부상을 입었을 때 반월 연골판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축구, 농구 등 고강도 스포츠 활동을 하다가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으로 반월 연골판 손상을 입을 수 있는데, 처음에만 통증이 좀 있고 1~2주 뒤에는 가라앉아 파열된지 모른채 넘어갈 수 있다. 파열은 점점 진행된다. 처음 다쳤을 때 손상이 없는지 확인을 해봐야 한다. 또 십자인대 재건술 등으로 반월 연골판을 50% 이상 절제했다면 수술하고 난 후 6개월에서 1년마다 반드시 엑스레이를 주기적으로 찍어 반월 연골판 상태를 확인해 봐야 한다.

-반월 연골판 이식술이 나온 지 벌써 30년이 됐는데, 안전한 수술인가?
반월판 연골 이식술이 무릎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개선시켜 줄 뿐만 아니라 관절 연골도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0년 생존율은 약 70%이고, 15년 생존율은 약 60%다. 심장, 폐, 각막 등 다른 장기의 이식 생존율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반월 연골판 이식을 하고 관절 바깥으로 밀리는 탈출 현상이 많게는 약 50%까지 보고되고 있다. 탈출이 있어도 예후에 큰 영향이 없다는 연구가 많기는 하나, 이론적으로는 쿠션 역할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연골판 탈출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나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수술 방법과 재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수술할 땐 느슨해진 관절막을 뼈 쪽으로 끌어당겨 꿰맨 후 연골판을 넣어, 연골판이 탈출할 만한 공간이 남지 않도록 한다. 재활 방식은 지연된 재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연구해 본 결과, 초기 3개월이 관건이었다. 먼저 3주간 이식 부위에 스트레스가 덜 가게 변형된 통깁스 석고 고정을 하고, 이후 3개월까지 기능성 보조기를 착용하게 했더니 확실히 연골판 탈출 현상이 적었다. 이 연구는 세계적인 스포츠의학지에 채택됐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가 반월 연골판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현재 반월 연골판 이식술 대기자가 많다?
우리나라는 조직 기증 문화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온전한 반월 연골판 조직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 미국에서 90% 이상 공급을 받고 있다. 공급이 잘될 때는 연골판 이식술을 수월하게 할 수 있지만, 공급이 잘 안될 때는 연골판 이식술을 할 수가 없어 대기자가 그만큼 늘 수밖에 없다. 또 아무래도 서양인과 한국인은 골격에 차이가 있는데, 조직이 있어도 사이즈가 안 맞으면 이식술에 사용할 수 없다.

-수술 직후 운동 등의 활동은 이전처럼 할 수 있는가?
여러 연구를 봤을 때 약 80% 환자가 반월 연골판 이식술 후 운동 복귀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70%는 다치기 전 상태로까지 운동 복귀가 가능했다. 수영, 자전거 타기, 가벼운 등산, 골프 등 낮은 강도의 스포츠 활동은 다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축구, 농구, 테니스 등 고강도 운동은 피해야 한다. 이런 활동을 하면 다시 금방 반월판 연골이 망가질 수 있다. 또 아무리 반월 연골판 이식술을 잘해도, 정상 연골판의 움직임을 재현하긴 어렵다. 정상 연골판은 무릎을 굽혔다 펼 때 내측 반월 연골판이 앞뒤로 5mm 정도, 외측 반월 연골판은 약 1cm 정도 움직인다. 그러나 이식한 반월 연골판은 이런 움직임이 없어, 과도하게 굽히는 동작을 하면 특정 부위로 압박이 많이 가해져 파열이 빨리 올 수 있다. 반월 연골판 이식술을 한 후에는 절대 120도 이상 과하게 굽히는 동작을 하면 안 된다. 피해야 하는 동작으로는 쪼그려 앉는 자세, 양반다리, 무릎 꿇는 자세 등이 있다.

-국내 최초로 반월판 연골 이식 클리닉을 개소했다?
반월 연골판 이식술 환자는 늘고 있는데,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는 의료기관은 없어 개소하게 됐다. 우리나라 통계를 보면 반월 연골판 이식 건수가 2010년에서 2017년까지 8년 사이에 124%가 증가했다. 해외에서 연골판 조직 공급이 안 됐는데도, 이 정도다. 대기 환자는 더 늘었다. 반면 질환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경로는 부족했다. 많은 반월판 연골 이식술 환자, 대기자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의료기관도 없었다. 이를 알고 나서 반월 연골판 이식술을 수년간 해온 건국대병원에서 환자의 원활한 관리와 소통을 위해 클리닉을 최초로 개소하게 됐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2년 만에 연 80례의 수술 기록을 세웠다?
치료 성패를 가르는 것의 3분의 1은 적절한 환자 선택, 3분의 1은 수술, 3분의 1은 수술 후 기능 회복 치료라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를 모두 신경 썼다. 먼저 적절한 환자 선택을 위해 반월 연골판 이식술 대상으로 확인되면 반월 연골판뿐만 아니라 관절 연골, 다리 정렬, 인대 불안정성 등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진단을 했다. 두 번째 비결은 고난도 수술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우리 병원에는 다른 병원에서 치료가 어렵다고 판정을 받고 오는 환자가 많다. 반월 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할 때 연골 재생술, 절골술, 십자인대 재건술 등을 동시에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동시에 수술하게 되면 수술의 난도가 매우 올라간다. 우리 병원에서는 연간 80례 중 약 30~40%는 이런 동시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수술한 후 기능 회복에도 신경 쓰고 있다. 어떤 식으로 기능 회복을 해야 하는지 환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스포츠의학센터와 연계해 시기별로 정해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