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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는가'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공적

heojohn 2021. 10. 4. 23:20

2021.10.04 20:10

노벨위원회 설명자료

2021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줄리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생리학과 교수(왼쪽), 아뎀 파타푸티언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신경과학과 교수. 캘리포나아대· 스크립스연구소 제공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온도와 촉각 수용체를 발견한 공로로 데이비드 줄리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생리학과 교수와 아뎀 파타푸티언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신경과학과 교수를 202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올해 생리의학상은 더위와 추위, 촉각을 감지하는 인간의 능력을 만드는 온도와 촉각 수용체를 발견한 결정적인 공헌을 한 2명의 과학자에게 수여한다"며 "사람들은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 생활에서의 감각 중 온도와 압력을 인지할 수 있는 신경 자극이 어떻게 시작되는지에 관한 문제는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해결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두 사람이 발견한 온도수용체와 촉각수용체는 인류의 감각과 환경 사이 복잡한 상호 작용을 이해하는 데 있어 지금까지 누락돼 있던 중요한 연결 고리로 꼽힌다.

 

● 인간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인류가 지금까지도 미스테리로 여기는 것 중 하나는 우리가 환경을 어떤 방식으로 감지하느냐다. 눈이 빛을 감지하는 방식, 음파가 내이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 다양한 화합물이 코와 입의 수용체와 상호작용해 냄새와 맛을 만드는 방식과 같은 감각의 기본 원리는 수천 년간 인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분야다.

 

여기에 주변의 세계를 인식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더운 여름날 잔디밭을 맨발로 걷는다고 상상해보자. 태양의 열기, 바람의 산들거림, 발 아래 풀잎 하나하나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온도와 촉각, 움직임을 느끼는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적응에 필수적인 요소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열을 감지한 피부가 뇌에 신호를 보내는 방법을 상상한 그림이다. 노벨위원회 제공

 

17세기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는 피부 다른 부분과 뇌를 연결하는 실을 상상했을 정도다. 이는 과학자들의 발견을 통해 환경 변화를 감지하는 특수감각 뉴런의 존재로 확인됐다. 조지프 얼랭어와 허버트 개서는 고통이나 접촉과 같은 다양한 자극에 반응하는 여러 유형의 감각 신경섬유를 발견해 1944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신경세포는 다양한 유형의 자극을 감지하고 전달하는 데 전문화됐고 주변 환경에 미묘하게 반응하는 것이 입증됐다. 손끝을 통해 표면 질감 차이를 느끼거나 따뜻함과 뜨거움을 식별하는 식이다.

 

그러나 여전히 신경계가 환경을 어떻게 감지하고 해석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연결고리를 해결해야 했다. 바로 신경계에서 온도와 기계적 자극이 어떻게 전기 신호로 변환되는가 하는 것이다.

 

● 매운맛과 뜨거움은 같은 자극

 

줄리어스 교수는 1990년대 후빈 캡사이신을 만졌을 때 느끼는 화끈거리는 느낌을 어떻게 유발하는지 분석해 가능성을 보엿다. 캡사이신은 통증 감각을 일으키는 신경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기능을 발휘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줄리어스 교수는 통증과 열, 접촉에 반응하는 감각 뉴런에서 발현되는 유전자에 해당하는 수백만 개의 DNA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다. 줄리어스 교수는 이중 캡사이신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DNA를 가질 것으로 가정했다. 그러나 그들은 캡사이신에 반응하지 않는 배양 세포에서 유전자를 찾았다.

 

줄리어스 교수는 고추에서 나온 캡사이신을 활용해 TRPV1의 존재를 찾아냈다. 노벨위원회 제공

 

유전자를 찾은 끝에 세포를 캡사이신에 민감하게 만들 수 있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추가 실험을 통해 이 유전자가 새로운 이온 채널 단백질을 암호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용체는 나중에 TRPV1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줄리어스 교수는 열에 반응하는 단백질 능력을 조사했을 때 고통스러운 것으로 인식되는 온도에서 활성화되는 열 감지 수용체를 발견했음을 깨달았다.

 

TRPV1 발견은 추가적인 온도 감지 수용체를 찾아내는 돌파구였다. 줄리어스 교수와 파타푸티안 교수는 멘톨이라는 화학 물질을 사용해 추위에 의해 활성화되는 수용체인 TRPM8을 식별해냈다. TRPV1과 TRPM8과 관련된 추가 이온 채널이 확인됐고 이 채널은 다양한 온도 범위에서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과학자들이 이 유전자를 없앤 유전자 조작 생쥐를 이용해 열 감각에서 채널의 역할을 조사하기 위한 연구 프로그램을 찾았다.

 

● 위치와 공간을 인식하는 촉각

 

온도 감각의 원리는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었지만 기계적 자극이 어떻게 촉각과 압력 감각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는 불분명했다. 과학자들은 박테리아에서 기계적 자극에 반응하는 감각수용체를 발견했지만 척추동물의 감각 원리는 알려지지 않았다. 파타푸티언 교수는 기계적 자극에 의해 활성화되는 수용체를 확인하기를 원했다.

 

파타푸티언 교수팀은 세포를 마이크로피펫 끝단으로 찔렀을 때 측정 가능한 전기 신호를 방출하는 세포주를 확인했다. 기계적 힘에 의해 활성화된 수용체를 이온 채널이라 가정하고 이 수용체를 암호화한 것으로 예측되는 후보 유전자 72개를 찾아냈다. 이후 유전자를 하나씩 비활성화하면서 기계적 감각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확인했다.

 

파타푸티언 교수는 기계적 자극에 반응하도록 만든 세포를 활용해 피에조1과 피에조2를 찾아냈다. 노벨위원회 제공

 

유전자를 하나하나 변형하는 힘든 검색 끝에 파타푸티언 교수팀은 세포를 찔렀을 때 반응하지 않도록 만드는 유전자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이온 채널에는 압력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피에조 1’이라는 이름이 주어졌다. 이와 비슷한 두 번째 유전자도 발견돼 ‘피에조 2’로 이름 붙었다.

 

파타푸티언 교수는 피에조 2 이온 채널이 촉각에 필수적임을 보여주는 논문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피에조 2는 인체가 신체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고유감각’을 찾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피에조1과 피에조2 통로가 혈압과 호흡, 방광 조절과 같은 중요한 생리학적 과정을 조절하는 것도 발견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견한 TRPV1, TRPM8, 피에조 채널을 통해 인류는 열과 냉기, 기계적 자극이 어떻게 우리가 주변 세계를 인지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신경 신호로 바뀌는 지 이해할 수 있었다. TRP는 온도를 감지하는 능력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피에조2는 촉각과 함께 신체 부위 위치와 움직임을 느끼는 능력을 부여한다. 온도와 기계적 자극에 의존하는 수많은 생리 기능에도 기여한다. 이러한 지식은 수많은 질병에 대한 치료볍을 개발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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