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한 튀김용 기름이 2세대에 걸쳐 신경 퇴행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흔히 식당에서 기름을 재사용하기 때문에 튀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심어주는 결과다.
미국 일리노이대 시카고, 인도 비나야카 선교회 의과대 및 병원, 타밀나두 중앙대 연구팀이 실험용 쥐로 실험하고 얻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25일(현지시간) 미국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회 연례회의에서 공개했다.
연구팀은 암컷 실험용 쥐를 5개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30일 동안 각각 아무것도 넣지 않은 음식과 가열하지 않은 참기름, 가열되지 않은 해바라기유, 가열된 참기름을 하루 0.1ml씩 첨가한 음식만 먹였다. 마지막 그룹은 재가열한 해바라기유를 첨가한 음식을 먹었다.
재가열한 해바라기유는 재가열한 튀김용 기름을 실험해보기 위해 사용했다. 기름을 재가열하면 아크릴아미드, 트랜스 지방, 과산화물 및 극성 화합물과 같은 성분이 생성된다.
실험 결과 다른 그룹에 비해 재가열한 해바라기유를 넣은 음식을 먹은 쥐의 간에 훨씬 더 많은 독소가 축적됐고 염증이 나타났으며 결장이 손상됐다. 결과적으로 간 내부에서 세포가 지질 합성과 분해를 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며 뇌 건강에 중요한 오메가-3 지방산 DHA의 혈류 내 이동이 크게 줄어들며 신경 퇴행이 일어났다. 신경 퇴행은 암컷 쥐의 아기 쥐에서도 나타났다.
연구진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오메가-3 지방산과 커큐민, 오리자놀과 같은 기능 식품을 보충하는 것이 간 염증과 신경 퇴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튀긴 음식의 부작용을 평가하기 위해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튀김기름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은 물론 불안, 우울증, 신경염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예정이다.
- 이채린 기자rini11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