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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종식 열쇠 '집단면역' 갈 길 멀다...스페인 "면역인구 아직까지 5.2%"

heojohn 2020. 6. 9. 22:09

 

2020.06.05 16:16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13일(현지시간) 화상으로 각료들과 코로나19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스페인총리실·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스페인 국민 중 5.2%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완치 환자 항체를 보유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무작위로 뽑은 6만3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집단 면역’을 통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는 갈 길이 먼 것으로 분석된다.


스페인 당국은 4일(현지시간) 코로나19 완치환자 6만3000명을 대상으로 한 항체보유 여부를 분석한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마리나 폴란 스페인 국립역학센터 국장은 "항체를 보유한 면역 인구가 5%에 불과하다"며 "더군다나 실험에 참여해 환자로 판명된 사람 중 3분의 1이 무증상 환자로 파악됐다"며 우려를 표했다.


집단면역은 집단의 ‘상당’ 부분이 전염병에 대한 면역을 가진 상태를 뜻한다. 인구 내 약 60~70%가 면역력이 있으면 전염병의 전파가 느려지거나 멈추게 된다는 점에서 집단면역으로 불린다. 전파력이 높은 감염병일수록 집단면역 형성이 중요해진다. 공기전파가 가능한 홍역의 경우 인구의 95%가 면역력을 갖춰야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스페인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항체를 보유한 남성의 비율은 5.01%, 여성은 5.4%였다. 지역별로 편차도 보였다. 비교적 코로나19를 초기에 겪으며 환자가 급속히 늘어났던 세고비아나 마드리드 지역의 경우 항체를 보유한 완치 환자의 비율은 약 10%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환자가 적었던 카탈루냐 지역의 경우 항체를 보유한 완치 환자의 비율은 2~3%정도에 머물렀다. 지난달 13일 발표한 비율인 5%보다 증가했으나 유의미한 변화로 보기는 힘들다는 게 스페인 당국의 판단이다.


스웨덴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국민의 항체 보유 비율이 집단면역을 형성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1일 스웨덴 당국은 지난 4월 말까지 수도 스톡홀름에서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비율이 전체 인구의 7.3%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문제는 코로나19 면역에 대해 많이 알려진 것이 없다는 점이다. 면역 반응이 얼마나 좋은지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 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면역 수준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질병의 확산을 통제하고 감염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수를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 스페인도 이런 이유에서 주기적으로 항체보유 여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본부가 숨은 감염자 비율을 알아내고 집단면역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항체 검사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면역과 관련해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은 항체 검출 시기 정도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인체 내 항체 형성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 중증은 1~2주 사이, 경증은 2~3주 사이에 코로나19 항체를 검출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외국에서 발표된 결과로는 인구집단의 항체 양성률이 2~3%에서 높게는 20%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면역을 알아보기 위해 코로나19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계절성 코로나바이러스 4종을 재검토하는 방법도 시도됐다.


폴 켈럼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 바이러스유전학과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40여개 논문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은 시간이 지남이 따라 줄어들며 회복 80일 이후 다시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일반 바이러스학 저널’ 지난달 2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스와 메르스의 경우 병의 중증도와 같은 요인이 얼마나 면역력이 지속되는지에 영향을 준다”면서 “공통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가벼운 코로나바이러스 4종의 경우, 회복 80일만에 재감염이 발생하는 사례도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과학적으로 백신을 접종해 인구집단 60~70%가 코로나19 집단면역을 갖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나, 지금처럼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2~3년 동안 크고 작은 유행이 오르락 내리락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라며 "당장 가을·겨울로 예상되는 재유행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