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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와 지구 형성의 비밀이 담긴 블랙박스

heojohn 2021. 2. 20. 21:33

한국지질자원연구원 2021. 2. 15. 13:34

 

 

태양계가 형성될 때 만들어진 지구는 화학적 분화를 거듭하여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지금도 살아있는 지구라는 표현이 어울리게 바다 속에서는 퇴적암이 만들어지고, 섭입대에서는 지각의 암석이 맨틀로 사라지고, 화산을 통해서는 새로운 지각이 형성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분화 과정에 의해 지구상의 어떤 암석도 태양계와 지구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조성과 광물조합을 간직하고 있지 않다. 태양계와 지구의 형성초기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초기 태양계와 행성이 생성되던 시기에 행성의 형성에 참여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우주를 떠돌고 있는 운석이다.

[칼럼]

태양계와 지구 형성의 비밀이 담긴 블랙박스

writer. 김태훈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운석신고센터)

 

운석연구의 역사

운석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 역사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스, 로마 등 고대시대부터 돌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관찰하고 수집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이 암석을 귀하고 신성하게 여겨 무덤의 부장품 등 중요한 장소에 보관했다고 한다. 근대적 의미의 운석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은 약 200년 전 18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이미 운석이 지구상의 암석의 구성 광물과는 달리 금속, 황화물, 암석성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며, 심지어 현재는 콘드률(chondrule)이라고 불리는 ‘신기한 구체(암석방울)’에 대해서도 기술하였다. 운석에 대한 단순한 기술에서 벗어나 현대적 의미의 운석 연구를 완성하게 된 것은 1950년대 이후, X-ray 및 질량분석을 이용한 성분분석과 동위원소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부터다. 이를 통해서 운석의 분류와 기원 등에 관한 연구들이 정립되었으며, 현재 우리가 46억 년으로 알고 있는 태양계의 나이도 운석내의 Rb-Sr, Pb-Pb 등의 다양한 방사기원 동위원소비를 정밀하게 측정함으로써 구해진 값이다.

 

지구에서 태어난 암석 VS 우주에서 온 운석

엄밀한 의미에서 운석도 암석의 일종이다. 일반적인 암석과 마찬가지로 전체 암석 성분에 따른 광물들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구상의 암석과 비교할 때 성분이나 생성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구성 물질 및 광물의 차이가 있다. 운석 시료의 박편을 제작해서 관찰한다든지, 정밀한 분석을 통해 구성광물과 성분을 파악하고, 나아가 산소동위원소 조성을 조사해보면 지구상의 암석과 차이가 있어 구별이 가능하다.

육안으로 운석을 구별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지만, 우선 운석은 우주에서 중력에 의해 대기권을 통과해서 낙하하게 된다. 빠른 속도로 낙하하면서 공기와의 마찰에 의해 운석의 표면이 녹게되고, 녹은 표면은 마찰에 의해 깎여 나가 결과적으로 용융각이라 부르는 1mm 이내의 얇은 유리질 암석막이 만들어진다. 육안으로 운석을 판단할 때 우선 용융각의 유무가 가장 큰 판단기준이 된다. 사막, 남극 등에 오래전에 낙하하여 풍화를 겪은 운석의 경우도 부분적으로는 용융각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으며, 용융각이 완전히 사라질 정도로 풍화를 경험한 운석의 경우 육안으로 구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화성운석, 달 운석을 포함한 분화 운석의 경우는 용융각이 존재하지 않으면 육안관찰을 포함한 간단한 관찰과 분석만으로는 구별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인 남극, 사하라 사막 등에서 운석을 발견하고 수집하는 이유도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물리, 화학적 풍화가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미분화 운석이나 철질운석(석철질 운석)에서는 지구상의 암석에서는 산출하지 않는 금속철이 존재하며, 이러한 금속철의 산출 역시 운석을 구별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연마된 내부에 은백색의 금속광택이 나는 철이 존재한다면 운석이거나 제철소 등에서 만들었거나 두 가지 경우 중 하나일 것이다.

 

운석의 종류

운석은 구성하고 있는 재질을 기준으로 석질운석과 철질운석, 석철질 운석으로 분류될 수 있다. 석질운석은 구성 성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암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많은 경우 금속철의 작은 조각들을 포함하고 있다. 철질운석은 내부가 은백색의 금속광택이 나는 철-니켈 합금으로 이루어진다. 석철질 운석은 철질운석을 기질(바탕)로 하여 내부에 감람석, 휘석 등의 광물로 구성된 암석질이 혼재되어 있으며, 성인상으로 석질운석과 철질운석의 중간적인 형태라고 이해할 수 있다.

재질에 의한 구분은 운석의 구별이나 분류에 용이할 수는 있으나, 운석의 성인이나 진화과정을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운석의 성분이나 성인에 따른 다양한 분류가 있지만 크게는 시원운석(primitive meteorite; 미분화운석)과 분화운석(differentiated meteorite)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시원운석은 초기 태양계의 성운에서 생성된 물질의 조성이 크게 변하지 않은 운석을 말하며, 작은 암석구슬 형태의 콘드률(condrule)을 포함하여 콘드라이트(chondrite)라고도 부른다. 초기 태양계의 생성과정에서 수많은 초기 암석물질들이 서로 뭉쳐져서 행성을 만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등의 현재의 태양계 행성들이며, 덩치가 커져 부분적으로 화학적분화까지 경험했으나 살아남아 행성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도중에 깨진 파편이 분화운석에 해당한다.

 

운석을 활용한 다양한 연구

지구는 운석이 모여서 만들어진 행성이다. 핵(core), 맨틀, 지각이라는 각각 다른 조성의 층을 이루는 화학적 분화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지각의 어떤 암석도 태양계와 지구가 처음 만들었던 때의 조성을 간직하고 있지 않다. 초기 태양계가 생성될 때 함께 만들어진 운석은 지구 형성 초기의 모습을 알게 해주는 프리즘이다.

시원(콘드라이트) 운석들의 조성 분석을 통해서 태양계의 평균 원소의 조성과 화학적으로 분화되기 이전의 전체 지구의 성분을 유추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초기 태양계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들을 물리-화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 또한 동위원소의 연대 분석을 통해 태양계 및 지구의 생성 연대를 비롯해 달의 생성, 태양계가 만들어진 이후의 크고 다양한 이벤트들에 대한 시기를 알 수 있다. 또 90년대 이후, 시원운석에 미량으로 남아있는 태양계 생성 이전의 물질인 선태양계 광물(presolar grain)에 대한 연구를 통해 태양계 이전에 존재하였던 태양계 생성의 재료 물질에 대한 연구들도 최근까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초에 행성이 생성되면서 크기가 어느 정도 커지면 용융이 일어나고 지구와 같은 화성활동도 일어나게 되며 그 결과물에 해당하는 것이 분화운석이다. 철운석은 초기 행성의 코어에 해당하며, 화산활동을 포함한 화성활동의 산물에 해당하는 석질 분화운석은 콘드라이트가 아니라는 의미로 에이콘드라이트(achondrite)라고도 부른다. 이러한 분화운석은 초기 행성의 형성과정 연구의 기초가 되며, 나아가 지구의 핵, 맨틀, 지각 형성이 생성될 때 일어나는 물리, 화학, 광물학적 현상과 원소의 분배에 대한 연구의 단서를 제공한다.

지구상의 생명의 기원에 관한 연구도 최근의 큰 이슈 중의 하나이다. 시원운석 중에서 비교적 다량의 유기물을 함유하기 있는 탄소질 콘드라이트(carbonaceous chondrite)는 태양계 내의 생명 탄생의 가능성을 지시하고 있다. 최근 고감도 단백질 질량 분석기술의 개발로 탄소질 콘드라이트인 Allende, Muchison 운석 내에서 아미노산의 관찰이 보고되었다. 2020년에는 Acf 086 탄소질 운석 내 유기물 연구에서 지구 바깥의 세계에서 생성된것으로 판단되는 비교적 복잡한 형태의 단백질을 발견함으로써 생명의 기원이 운석, 즉 외계일 가능성에 대한 또 하나의 증거를 제시하였다.

 

우주를 향한 초석

현재 미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 중국 등은 경쟁적으로 달, 화성, 소행성 등의 외계 행성에 대한 탐사와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지구 바깥 행성에 대한 자원 탐사, 나아가 달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구체적으로 연구,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달 탐사를 위한 발사체 및 탑재체의 기술 개발 등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연구원내에 운석신고센터를 설립하여 운석신고제를 통한 국내 운석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시료 획득, 그리고 대국민 운석감정 서비스를 통해서 운석과 우주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우주과학 대중화 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구 밖의 탐사와 연구는 실질적인 탐사선 발사 기술, 직간접 관측 및 분석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기술이 연계되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지구의 연구, 개발과 마찬가지로 우주 물질, 행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본연의 임무인 지구를 포함한 행성의 연구에 더욱 집중하여 앞으로의 우주 탐사 및 연구개발 계획에 초석을 제공하고, 나아가 우주 및 행성 연구를 선도하는 연구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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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태양계와 지구 형성의 비밀이 담긴 블랙박스|작성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