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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수백km 주행... 로보택시보다 로보트럭 시대 먼저 온다

heojohn 2021. 11. 7. 22:00

오로라 기자

입력 2021.11.07 21:01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시와 휴스턴시를 잇는 285마일(약 460km) 길이 I45 고속도로에는 요즘 물류 업체 페덱스의 물품을 실은 대형 로보트럭(Robotruck·무인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한 트럭)들이 달리고 있다. 미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가 개발한 이 트럭들은 지난 9월 말부터 일주일에 수차례 댈러스와 휴스턴을 오가며 화물을 배송하는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물론 아직은 만일에 대비한 운전자가 타고 있다. 오로라 측은 “2023년 말에는 정식으로 운전자 없는 로보트럭 사업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오로라’의 기술을 적용한 로보트럭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위). 운전석 위쪽에 실은 라이다와 같은 센서들이 주행 정보를 분석해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한다. 스웨덴 업체 아인라이드가 개발한 전기 로보트럭은 아예 운전석이 없다(아래)./오로라·아인라이드

 

운전기사 없이도 도시 간 장거리 화물 운송을 할 수 있는 로보트럭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이후 물류 수요가 급증하며 세계 곳곳에서 트럭 운전사 구인난이 벌어지고 있는데, 로보트럭이 해결사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도심에서 일반 승객을 나르는 ‘로보택시’보다 덜 복잡한 고속도로를 달린다는 점에서 기술 개발이 상대적으로 쉽고, 물류 업체와 손잡아 단숨에 대규모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도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자율주행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기술 개발에 투자금만 태우던 스타트업들의 든든한 수입원으로 로보트럭이 꼽히고 있다”고 했다.

◇도로에 등장하기 시작한 로보트럭들

중국 업체들이 만든 로보트럭도 속속 도로에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월 알리바바가 자체 개발한 로보트럭 ‘다만뤼’가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중국 최대 로보트럭 개발 업체 ‘투심플’은 지난해부터 미국 물류 기업 UPS와 손잡고 애리조나 피닉스시와 텍사스 댈러스시에서 실제 배송 테스트에 나서, 최근까지 누적 16만 마일(약 26만 km)을 주행했다. 이 회사는 연내 무인 로보트럭 시범 주행에 이어, 2024년에는 미국 48개주를 연결하는 로보트럭 네트워크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로보택시 개발에 집중하던 기업들도 최근 로보트럭 개발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에서 유료 로보택시를 출시한 중국 바이두는 지난달 자율주행 대형 트럭 콘셉트카 ‘싱투1호’를 선보였고 중국의 로보택시 기술 선두 ‘포니닷AI’도 지난 3월 로보트럭 ‘포니트론’을 선보였다.

 

이는 로보트럭이 로보택시보다 상용화 가능성과 수익성 면에서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부분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트럭은 시내 운전 위주의 로보택시보다 자율주행에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어 기술 개발이 상대적으로 쉽다. 실시간으로 콜을 받는 택시와 달리 수개월치 운행 일정을 미리 짜고 움직일 수 있어 수요 예측도 편하다. 자율주행 업계에선 “로보트럭이 자율주행 기술 기업에 중요한 캐시카우(현금 창출원)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로보트럭 업체들은 미 증시에도 잇따라 상장하고 있다. 현대차와 아마존의 투자를 받은 오로라는 지난 4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크리스 엄슨 창업자는 상장 당일 “화물차 운전기사 부족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고, 그에 따른 엄청난 사업 기회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4월 나스닥에 상장한 투심플에 이어 비슷한 업체들이 줄줄이 기업공개에 나서고 있다”며 “(로보트럭) 상용화가 성공할 경우 이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 운송 시장을 뒤흔들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인 로보트럭, 관건은 ‘장거리 라이다’

로보트럭이 운송 업계를 뒤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 받고 있지만, 완전 무인 로보트럭의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무인 운행의 핵심 시스템인 라이다(레이저를 쏴 물체를 3D로 측정하는 센서)와 레이저 등 감지기 성능이 한층 정교해져야 한다. 예컨대 현재 라이다의 측정 거리는 최장 200m 안팎 수준인데, 측정 거리가 배(倍)는 길어져야 안전하다는 것이다. 급정거 상황에 가벼운 로보택시는 제동 거리가 50m 이내지만, 화물을 수십t 실은 화물차는 200m 이상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트럭은 운전자가 필요 없어 트럭 디자인도 지금과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스웨덴 자율주행·운송업체 아인라이드는 지난해 운전석이 아예 없는 로보트럭 ‘아인라이드 포드’를 공개했다.

 

 

오로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