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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폐암환자도 포기말라" 360만원 면역항암제 같이 썼더니..

heojohn 2022. 7. 8. 23:53

이창섭 기자 입력 2022. 07. 08. 13:34 수정 2022. 07. 08. 15:55 댓글 421

면역항암제, 3월부터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병용요법 건강보험 급여 적용병용요법 시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전체 생존기간 10.6개월→22개월
홍숙희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폐암은 지난 10년간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했다. 2020년 기준 1만8673명이 폐암으로 사망했다. 약 30분당 한 명꼴로 사람이 죽은 것이다. 특히 몸의 각 장기로 암이 전이하는 4기 환자의 생존율은 10% 미만으로 알려졌다.

최근 폐암 환자에게 희망이 생겼다. '펨브롤리주맙'이라는 면역항암제가 지난 3월부터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단독·병용요법에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특히 면역항암제와 화학항암제를 같이 사용하는 병용요법은 치료 반응률을 높이고 환자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주목된다.

머니투데이는 오랜 기간 국내 의료 현장에서 폐암 환자를 치료해왔던 홍숙희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이점을 들었다.

홍 교수는 "일반적인 항암 치료 반응률은 20~30%"라며 "그런데 면역항암제를 병용해 사용하면 반응률이 최소 5~10%포인트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반응률은 약 65%로 전체 생존기간도 2배 가까이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보험 적용 이전의 펨브롤리주맙 가격은 회당 600만~700만원이었다. 2년간 35사이클의 치료를 받으므로 약 2억원 이상이 들었다. 지금은 급여 적용으로 환자가 5% 금액을 부담해 연간 약 360만원만 지불하면 된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생존율이 낮은 4기 전이성 폐암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다. 홍 교수는 이전에 4기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내원하면 기대 여명이 1년을 조금 넘는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 자료에 따르면 4기 전이성 폐암 환자의 생존기간은 약 8~10개월로 채 1년을 살지 못한다.

그러나 홍 교수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도입된 이후에는 환자에게 '1년 반은 충분히 살고, 2년 정도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고 한다. 홍 교수는 "임상 연구로 확인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전체 생존기간은 22개월에 달한다"며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긴 어렵지만 생존 기간이 2배 연장된 셈이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폐암을 진단받으면 치료해야겠다는 마음을 접거나 치료를 결심하러 오시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폐암 치료에서 면역항암제라는 좋은 무기가 생겼으니 의료진과 상의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말했다.

다음은 홍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올해 3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로 면역항암제 단독·병용요법에 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면역항암제는 3상 임상 연구로 입증한 치료 데이터가 매우 우수하다. 환자의 종양세포에 PD-L1 발현율이 없거나 낮다고 해도 항암제를 투여해 세포를 공격하기 시작하면 죽은 세포가 분열하며 생성되는 여러 물질이 발생한다. 이 물질의 성분은 세포 주변의 면역세포를 자극해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이때 일종의 부스터로서 추가적인 효과를 더해주는 것이 면역항암제다. 면역항암제는 여러 임상 연구에서 확인된 것처럼 이상반응이 크지 않은 편이다. 일부 환자는 치료 이후 암에 대한 면역력을 획득돼 항암치료를 중단해볼 수 있다. 항암치료를 중단해볼 수 있다는 것은 4기 암 환자 치료에 굉장히 획기적인 변화이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가 궁금하다.

▶일반적인 항암 치료 반응률은 20~30%다. 그런데 면역항암제를 병용해 사용하면 반응률이 최소 5~10%포인트 증가했다. 실제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반응률은 약 65%로 전체 생존기간도 2배 가까이 연장됐다. 일반 항암화학요법의 약효 유지 기간(반응 지속 기간)이 4~5개월 정도라면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환자에는 10개월 이상으로 더 오래 지속됐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보험 급여 이후 본격적으로 처방되며 1차 표준 치료로 자리매김했다. 향후 국내 폐암 생존율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면역항암제가 허가되기 전에는 임상 연구에서 확인된 4기 전이성 비편평 비소포폐암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이 최장 14개월 정도였다. 환자가 내원하면 기대 여명이 1년 조금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4기 전이성 폐암 환자의 생존 기간은 8~10개월이다. 환자가 4기 폐암으로 진단되면 1년을 채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도입 후 병용요법 임상 데이터가 확인되면서 현재는 환자들에게 '1년 반은 충분히 사시며, 2년 정도 생존하실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임상 연구로 확인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전체 생존기간은 22개월에 달해 대조군인 항암화학요법 대비 장기적인 생존 혜택을 입증했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긴 어렵지만 면역항암제로 생존 기간이 2배 연장된 셈이다.

-PD-L1 발현율이 높은 환자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대신 단독요법 치료가 더 효과적인가?

▶그렇지 않다.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ASCO 2022)에서 PD-L1 발현율이 50% 이상으로 고발현인 환자에게도 병용요법 효과가 더 우수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가 공개됐다. 고령이거나 발현율이 높아도 면역항암제 치료를 잘 견딜 수 있기 때문에 면역항암제를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해서 쓰는 것이 효과가 좋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수님의 환자분 중, 지난 3월 보험 급여 확대 이후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치료 후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치료를 받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내원하는 환자분이 있다. 편평 상피세포암으로 진단받았는데, PD-L1 발현율이 낮게 나타났다. 대개 편평 상피세포암은 종양이 전이되기보다 폐에서 한 덩어리로 커져서 기관지나 심장을 눌러 위험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해당 환자분은 편평 상피세포암임에도 늑막에 전이가 심하게 돼 있었고 뇌에도 일부 전이가 있었다. 과거에 이런 환자를 치료할 때는 전이된 머리(뇌)에는 따로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고, 또 별도로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진행해 늑막으로 전이된 병변의 크기를 줄였다. 이후에 폐에 있는 큰 종양은 다시 방사선 치료를 하는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하나로 해결됐다. 환자분도 치료받고 좋아져서 매우 기뻐하신다. 이제 환자분들이 번거롭고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큰 이점이라고 생각한다.

-급여 이후 면역항암제 처방이 더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는지 궁금하다. 건강보험 급여에 따라 환자들의 비용부담은 어떻게 달라졌나?

▶보험 급여 이후 면역항암제 처방이 굉장히 늘었다. 보험 급여 적용 전에는 환자 비용 부담으로 3주마다 투여받아야 하는 치료 주기를 4주 혹은 6주마다 맞는 방식으로 시기를 늘려 투약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험 급여 전에는 회당 약 600만~700만원 비용으로 2년간 35사이클 치료를 받아 약 2억원의 금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했다. 현재는 면역항암제 자체의 약값도 조금 줄었고 환자가 연간 5% 부담금(약 360만원)만 지불하면 돼 경제적인 부담을 한결 덜 수 있게 됐다.

-마지막으로 폐암 환자들에게 응원의 말씀을 부탁드린다.

▶젊은 연령대부터 80대 고령 환자들까지 폐암을 진단받는다. 어떤 연령대이든, 병세가 어느 정도로 진행된 상태에서 폐암을 진단받든 간에 꼭 한 번은 치료받길 권유한다. 폐암을 진단받으면 치료해야겠다는 마음을 접거나 치료를 결심하러 오시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특정 유전자 변이가 없어 표적치료제 대상자가 아니라면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도 있었다. 그러나 일단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 치료에 면역항암제라는 좋은 무기가 생겼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의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