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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바꿔달라” 태업·문자폭탄…‘을질’ 하는 외국인 근로자

heojohn 2021. 8. 10. 21:49

 

입력 : 2021-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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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밀양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신모씨가 비닐하우스 안에서 병든 고추를 안타깝게 쳐다보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며 태업과 결근을 반복해 병충해 방제 시기를 놓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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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양 고용농가 피해 호소
  • 근로계약서 잉크 마르기도 전에 사업장 변경 막무가내로 요구
  • 아프다는 핑계로 일 안하고 멀쩡한 고춧대 가지 부러뜨려
  • 결국 방제시기 놓치고 농사 망쳐 문자 수백개에 정신적 고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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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장에 온 지 12일 만에 태업과 결근을 반복하면서 사업장 변경신청서에 사인해달라고 난리예요. 하루에 문자를 100개 넘게 받았는데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5일 경남 밀양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신모씨(42)는 올 6월14일 데리고 온 캄보디아 출신 남성 외국인 근로자 때문에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한 지 1년 넘게 기다린 신씨였다. 신씨는 “고용주가 외국인 근로자의 자가격리비용 140만원을 부담하면 인력을 빨리 받을 수 있다”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직원의 말을 듣고 비용을 완납했다. 심각한 인력난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일손이 하루라도 급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렵게 받은 외국인 근로자는 농장에 오자마자 골칫거리가 됐다. 신씨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는 일한 지 3일째부터 손가락 등 여기저기가 아프다는 핑계로 일을 안하고 숙소로 들어가버리기 일쑤였다. 농장주가 보이면 잠시 일하는 척하고, 안 보이면 휴대전화만 붙들고 있었다. 급기야 고용 12일째부터는 자기 누나한테 가겠다며 사업장 변경신청서에 사인해달라는 ‘문자폭탄’을 수시로 보냈다. 신씨는 “하루에 50∼100개도 모자라 며칠 전에는 남편과 제 휴대전화에 문자 300개를 보냈다”면서 “사인해줄 때까지 보내겠다는 협박 같은 문자에 질려버렸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외국인 근로자의 행패는 갈수록 심해졌다. 사인해주지 않자 그는 보란 듯이 고춧대 가지를 일부러 부러뜨렸다. 더구나 신씨 입에서 험한 말이 나오도록 유도하면서 휴대전화로 녹음했다. 신씨는 이런 행태를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김해고용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대체해줄 인력이 없고, 태업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사업장을 바꿔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신씨는 “3년간의 근로계약을 전제로 외국인 근로자에게 비자를 발급해준 건데도 막무가내로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면 아무런 대책 없이 사인해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일도 바쁜데 외국인 근로자로 속을 썩어 그냥 보내줄까 했지만, 너무 억울하고 주변에 비슷한 피해로 속앓이하는 농민이 많아 사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씨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허가·알선해주는 정부가 그들의 의도적인 태업과 결근에 대해 손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고선 모든 책임을 고용주에게 떠넘기고, 피해도 고스란히 농장주가 감수하게 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문제가 크다는 것. 신씨는 “잘못 받은 외국인 근로자로 인해 농사를 망치고 실의에 빠진 농민이 늘어나고 있다”며 “3년간 일하기로 계약한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근로의 책임을 다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웃농가 박모씨(58)는 올 4월1일 처음으로 외국인 근로자 2명을 고용했는데, 최근 그중 한명이 사업장 변경을 요구해 결국 손 들고 말았다. 이 외국인 근로자는 서울에 있는 남편을 만나고 온 후 7월1일부터 일을 안하면서 사업장 변경에 합의해달라고 요구했다. 수확해야 할 고추는 안 따고 덜 자란 고추를 따는가 하면, 가지도 부러뜨리면서 시위 아닌 시위를 했다. 이에 비닐하우스 6동 중 2동의 고추는 수확을 포기해야만 했다.

    박씨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기 위해 비닐하우스 2동을 추가로 구입했는데 농사를 완전히 망쳐버렸다”면서 “10일 넘게 사업장 변경신청서에 사인해달라며 애먹이는 바람에 너무 힘들어 할 수 없이 사인해줬다”고 힘없이 말했다. 더구나 박씨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다른 인부를 구해 수확하느라 돈이 이중으로 들었다. 남은 외국인 근로자 한명도 일을 잘하지 못하는 데다 갑자기 나가겠다고 할지 몰라 마음 졸이기까지 하고 있다. 박씨는 “외국인 근로자 한명만 고용하면 외로울까봐 일부러 2명을 썼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면서 “하도 답답해 고용센터에 전화해서 현장에 나와 외국인 근로자를 훈계하든지, 대체인력을 주든지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고 하소연했다.

    밀양=노현숙 기자 rhsook@nongmin.com
  • 태업·결근 가득한 근무일지
  •  신모씨가 다이어리에 7월 한달간 외국인 근로자의 결근 이유 등을 적은 근무일지를 보여주고 있다. 당시 해당 외국인 근로자는 아프다는 이유로 태업과 결근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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