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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성인 20만명, 어린 시절 가톨릭 사제에 성적 학대”

heojohn 2023. 10. 29. 23:28
윤솔입력 2023. 10. 29. 11:09
 

스페인에서 가톨릭교회 내 미성년자 성적 학대에 대한 첫 공식 조사의 결과가 발표되면서 성직자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만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28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가톨릭교회 내 소아성애 범죄를 조사해 온 스페인 의회 조사기관 ‘푸에블로의 변호인’이 여론조사기관 GAD3와 성인 8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0.6%가 어린 시절 가톨릭 사제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종교 학교 교사 등 가해자가 평신도인 경우도 포함하면 피해 경험이 있는 사람은 1.13%로 늘었다.  

스페인 옴부즈맨 앙헬 가빌론도가 27일(현지시간) 1년 넘게 진행해 온 가톨릭 교회 내 아동 성학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AP통신은 스페인 성인 인구가 약 3900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최대 44만명이 가톨릭교회에서 성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가해자가 성직자인 경우로 범위를 좁혀도 피해자의 수는 약 20만명에 달한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는 전날 푸에블로의 변호인이 발표한 보고서의 일부다. 총 800페이지에 달하는 이 보고서에는 조사기관이 18개월 동안 독립적으로 확인한 성 학대 피해자 487명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앙헬 가빌론도 조사관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잠재적인 피해자의 수를 추정하지는 않았으나, 조사에서 나타난 피해자 비율이 다른 유럽 국가의 조사 결과와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고 짚었다. 프랑스에서도 2021년 비슷한 설문조사가 진행했는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추정하면 성인 인구 6800만명 중 약 33만명이 어린 시절 가톨릭 성직자에게 성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대행은 이 보고서가 스페인 민주주의의 “이정표”라며 “모두가 수년 동안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현실이 알려졌다. 오늘 우리는 조금 더 나은 국가가 됐다”고 전했다. 

가톨릭교회의 성 추문은 2002년 미국 일간지 보스턴글로브가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 학대와 이를 은폐하려는 교회 내 분위기를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스페인의 경우 지난해 현지 주간지 엘파스가 성 학대 피해자가 1200명에 달한다고 보도하면서 공분이 일었고, 그해 3월부터 스페인 의회의 결정으로 푸에블로의 변호인이 조사에 착수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