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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잡는 미사일, 큰 장 선다”…삼성⋅롯데⋅셀트리온 총력전

heojohn 2023. 7. 12. 00:02

삼성바이오로직스 ADC 공정개발 TF 꾸려
롯데바이오 국내 바이오벤처와 MOU
셀트리온 영국 ADC 벤처 지분 늘려
“항체약물접합(ADC) 시장 개화기 진입 판단한 듯”

입력 2023.07.11 17:55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삼성전자 제공) 2022.10.11/뉴스1
 

삼성바이오로직스(723,000원 ▲ 15,000 2.12%)가 올해 초 항체약물접합(ADC)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벤처에 투자한 데 이어 최근 ADC의약품 공정 개발에 착수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 바이오벤처와 ADC 기술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MSD와 얀센을 비롯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ADC 의약품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서도 이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구영한 상무를 필두로 ADC 생산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구 상무는 삼성엔지니어링 산업환경 총괄 사업관리(PMO) 팀장과 상무를 거친 공정 전문가로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했다.

업계에서는 공정 전문가인 구 상무가 ‘ADC’로 TF팀을 출범시킨 것을 두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ADC 의약품을 넥스트 포트폴리오로 확실히 점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ADC는 특정 항원을 표적 하는 항체 의약품에 독성 약물을 결합해, 독성 약물이 정상 세포에 줄 수 있는 피해(부작용)는 최소화하면서 암을 사멸시키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이른바 ‘암 잡는 유도미사일’이라고 불리는 기술인데, 대표적인 ADC 의약품으로는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영입한 인재를 동원해 ADC 공정 TF를 꾸릴 정도로 ADC 의약품 시장의 전망은 밝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객사인 암젠, MSD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ADC 의약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MSD는 켈룬 바이오텍의 전임상 단계 ADC 후보물질 7개를 최대 93억 달러(약 12조 원)에 기술을 이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기준 임상 1상 단계에 새로 진입한 ADC 신약 후보군이 57종에 이른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에 따르면 ADC 의약품 글로벌 시장은 지난해 58억 달러(약 7조 원)에서 오는 2026년 131억 달러(16조 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사들은 이미 ADC 시장 대응에 나섰다. CDMO 1위 기업인 론자는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ADC 의약품 대량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는 ADC 의약품 원스톱 생산 공급을 위해 미국에 합작 회사를 설립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1월 영국 ADC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추가 투자를 통해 지분을 47.05%까지 늘렸다.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경쟁 기업과 대비해 한발 늦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ADC 의약품은 이제 막 시장이 커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공정 확보 시점의 늦고 빠름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시장이 성숙하기 전에 설익은 기술을 도입해 생산 공정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개화 시점에 맞춰서 적시 투자 적시 생산이 가능하도록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초 스위스의 ADC 개발 바이오기업인 아라리스에 지분 투자를 발표했다. 구체적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라리스 최종 투자 결정까지 실사를 포함한 1년 여의 검토 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DC는 항체, 독성 약물, 이 둘을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돼 있다. 아라리스가 보유한 3세대 ADC(아라링크)는 항체의 유전자 변형 없이 독성 약물을 부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고객인 제약사가 원하는 항체와 독성 약물을 갖고 오기만 곧바로 1단계 접합을 할 수 있어서 차세대 ADC 공정에 이상적 투자기술이 될 것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정개발에 나섰다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플랫폼 기술 확보에 나섰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 ‘카나프테라퓨틱스’와 ADC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 설비 증설을 마친 후 ADC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일항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이중항체 분야로 확장에 성공했고, 내년 1분기부터는 ADC 의약품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여기에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지난해 3월과 8월 각각 미국 유전자 치료제 개발기업(재규어 진 테라피)과 mRNA(메신저리보핵산) 전달체 개발기업(센다 바이오 사이언스)에도 투자했다. 이렇게 되면 내년 포트폴리오는 최대 5개까지 늘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