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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서울-도쿄 거리 위성 양자암호통신 성공

heojohn 2020. 6. 19. 23:37

 

2020.06.18 06:42

 

중국 연구팀이 1120km 떨어진 두 지역을 대상으로 위성을 이용한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다. 3년 전에 송수신을 성공했던 적이 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양자키분배를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이다. 네이처 논문 캡쳐

 

해킹 위험이 없어 보안성이 뛰어난 미래 통신 기술로 꼽히는 ‘위성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1120km 떨어진 두 지점 사이에서 구현하는 데 중국이 성공했다. 1120km는 서울과 도쿄 사이 거리(1159km)보다 약간 짧은 거리다. 중국은 3년 전에도 같은 기술을 이용해 1200km 떨어진 두 지점 사이에서 양자암호통신의 기반이 되는 ‘얽힘’ 현상을 보이는 단일 광자를 만들고 이를 수신하는 실험에 성공했지만, 겨우 신호만 주고 받는 수준으로 실제 양자암호통신에 사용할 만큼 송수신 효율이 높지 않았다. 이번 실험에서는 단일 광자 검출 효율을 4배 높이고 오류율은 절반 가까이 낮춰 기존보다 8배 이상 먼 거리에서도 양자암호키를 안전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위성 양자암호통신의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증명했다는 평가다.


판지안웨이 중국과학기술대 교수팀은 2016년 발사한 중국의 양자과학실험위성 ‘묵자’를 이용해 단일 광자 쌍을 만들고, 두 단일 광자 사이에 양자역학적 관계를 부여하는 ‘얽힘’을 구현한 뒤 1120km 떨어진 지상의 두 기지국에 높은 효율로 송수신하는 데 성공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16일자에 발표했다.


양자암호통신은 관측을 하면 상태가 바뀌는 양자 고유의 성질과, 두 양자가 서로 상태를 공유하는 독특한 성질(얽힘)을 이용해 보안성을 높인 통신 기술이다. 양자 두 개에 어떤 양자역학적 특성을 서로 주고받도록 만들면 두 양자는 얽힘 상태가 된다. 얽힌 두 양자는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빛 입자인 광자를 이용해 편광 정보를 나눠 갖도록 얽힘을 구현하고 한쪽을 관측해 편광을 바꾸면 다른 쪽 역시 편광이 바뀌는 식이다. 이런 특성을 복잡하게 조합하면 송신자와 수신자가 외부 해킹 걱정 없이 암호키를 안전하게 주고받는 게 가능해진다. ‘양자키분배’라고 하는 이 과정이 양자암호통신의 핵심 절차(프로토콜)다.


양자키분배가 가능해지려면 우선 얽힌 광자를 만들어야 한다.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은 “얽힌 양자암호를 구현하는 방식은 크게 레이저 광원을 이용해 단일 광자 수준을 구현하는 방식과 얽힘 광원을 이용해 진짜 단일 광자 두 개를 얽힘 상태로 만드는 방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현재 주로 쓰이는 것은 레이저 방식이다. 1984년 개발된 프로토콜인 'BB84'가 유명하다. 국내에서도 이 방식으로 KIST와 SKT 등이 연구 중이다. 묵자 역시 이 기술을 구현하는 장비를 갖추고 있다. 레이저를 이용해 1초에 590만 개의 얽힘 광자 쌍을 만들어 송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손실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수신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판 교수는 2017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장비로 1초에 590만 개의 얽힘 광자 쌍을 묵자에서 만들어 지상에서 1200km 떨어진 두 기지국에 송신하는 실험을 했는데,1초에 1.1개 꼴로 수신했다.

 

양자암호통신의 보안성이 높은 이유는 양자역학 때문이다. 관측과 동시에 값이 결정되는 양자역학 특성상, 누군가 도청하면 바로 티가 나 통신당사자가 알아차릴 수 있다. 사진제공 과학동아

 

한 단장은 “레이저를 이용하는 방식은 광통신 소자가 이미 많이 개발돼 있고 얽힘 광원 방식에 비해 광자를 많이 만들 수 있어 중간에 손실 때문에 신호가 미약해져도 검출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라며 “판 교수의 2017년 연구도 많은 광자를 생성할 수 있는 레이저의 특성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판 교수는 올해 연구에서는 얽힘 광자 쌍을 검출하는 효율을 높였다. 먼저 중국의 선전시 난산구와 여기에서 1120km 떨어진 더링하시에 양자실험을 위한 기지국과 지름 1.2m짜리 망원경을 각각 건설했다. 여기에 묵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설치하고 렌즈의 표면 특성을 개선하거나 광학 장비의 설계를 변경하는 등 통신 효율을 높이는 작업을 추가했다. 그 뒤 얽힌 단일 광자쌍을 만들어 두 지역과 양방향 송수신을 시도했다.


그 결과 2017년에 비해 단일 광자쌍 양방향 수신 효율을 네 배 높이는 데 성공했다. 반면 오류율은 8.1%에서 4.5%로 절반에 가깝게 낮췄다. 연구팀은 “양자암호키 분배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효율을 개선했다”며 “해킹 등 공격에 뚫리지 않는 안전한 통신 채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공학잡지 ‘국제전기전자기술자회(IEEE) 스펙트럼’에 따르면, 이번 연구 이전에 양자암호키를 안전하게 나눌 수 있는 최대 거리는 약 144km였다. 이번 연구로 한 번에 양자암호키를 분배할 수 있는 거리가 약 8배 늘어났다. 연구팀은 “보안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중계기를 사용하지 않게 돼 양자암호키분배의 보안성 역시 크게 강화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