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창조론 연구 자료실

[과학핫이슈]태양계 밖, 뜻밖의 손님 '오우무아무아'

heojohn 2020. 8. 23. 13:45

김영준 입력 2020.08.23. 12:01 댓글 0

 

                                                오우무아무아의 상상도.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인류의 우주 진출은 가시화된 지 오래다. 달에 직접 발을 내딛은 데 이어 화성 정복도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있는 태양계 밖으로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 넓은 세계에 발을 뻗으려면 상당한 기술 진보가 필요하다.

그러던 와중에 태양계 밖에서 한 발 앞서 손님이 찾아왔다. 하와이 말로 '먼 곳에서 온 메신저'를 뜻하는 '오우무아무아'가 그 주인공이다.

오우무아무아는 성간(인터스텔라) 천체다. 말 그대로 태양계 밖에서 형성돼 유입됐다. 2017년 10월 발견됐는데 이를 계기로 성간 천체라는 분류가 생겼다. 태양계 내 몇몇 소행성이 성간 천체일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확인된 것은 오우무아무아를 포함해 단 두 개다.

오우무아무아는 태양계에 진입해 현재 다시 빠져나가는 중이다. 2017년 말에는 화성 궤도를 지났고 이듬해 5월 목성궤도를 지났다. 지난해 1월에는 토성궤도를 거쳐 2022년 해왕성 궤도 밖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오우무아무아는 성간 천체라는 점 외에도 상당히 신비로운 존재다. 생김새부터가 그렇다. 길이가 200m, 폭은 30m다. 길고 짧은 형태 비율인 장단축 비율이 6.6대 1에 달한다. 오우무아무아는 이런 상식을 벗어나는 형태를 띤 채 마치 팽이가 쓰러지기 전 뒤뚱거리듯이 스스로 자전하기까지 한다.

이동 속도도 상식을 벗어난다. 태양계 진입시점에는 초속 26.3㎞였던 속도가 태양과 가장 가까운 지점(근일점)에 이르러서는 초속 87.7㎞에 이르렀다. 이는 태양 중력에 이끌린 것으로 매우 빠르다는 점 외에는 특이점이 없다. 그런데 태양과 멀어지는 시점에서도 가속한다는 점에서 지켜보는 이들에게 놀라움을 줬다. 태양에서 멀어지는 시점이라면 당연히 중력의 방해를 받아 이동에 장애를 겪게 되는데 이런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오우무아무아는 학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최초의 성간 천체라는 점, 상식 밖의 신비로운 요소가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천체의 근원을 파악하면 우리 태양계 바깥 영역을 이해하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명분도 있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 부정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오우무아무아가 가진 특이한 성질을 이유로 '외계 생명체의 인공 산물'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의 한 연구진은 최근 한 학설을 발표, 큰 주목을 받았다.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 덩어리'로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이 설은 오우무아무아가 보이는 다양한 특이 성질을 그럴듯하게 설명했다. 비정상적인 이동속도의 경우 수소 얼음 표면에서 분출되는 기체가 천체를 가속시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오우무아무아가 우주에서 온도가 가장 낮은 '거대분자운(GMC)' 중심부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설은 우리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 연구에서 부정됐다. 거대분자운에서는 수소 얼음으로 이뤄진 천체가 만들어질 수 없고, 설사 형성돼도 태양계에 진입할 만큼 수명이 길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가장 가까운 거대분자운인 GMC W51은 지구로부터 1만7000광년 떨어져 있다. 반면에 수소 얼음은 1000만년 이내에 기체입자와의 충돌, 태양빛의 영향으로 기화되고 파괴된다는 것이다. 물론 매우 큰 수소 얼음이라면 이 여정을 견딜 가능성이 있지만 그만큼 큰 것은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결국 오우무아무아는 미지의 존재로 남겨져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아브라함 로브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 교수는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덩이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냈지만 어떻게 태어났고,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규명하는 것은 여전히 천문학자에게 남겨진 숙제”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