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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현상, '길이 긴 유전자' 탓...식이제한이 노화 늦춰

heojohn 2024. 3. 22. 23:28

입력2024.03.22. 오후 3:41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길이가 긴 유전자가 노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leksei Morozov/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나이가 들면서 생체 기능이 쇠퇴하는 ‘노화’는 길이가 긴 유전자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식이제한 등을 통한 건강한 생활이 긴 유전자의 손상을 최소화한다고 보았다.

얀 호에이메이커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의료센터 분자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나이가 들며 일어나는 변화들은 긴 유전자들의 발현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 ‘트렌드 인 유전학’에 22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벌레부터 인간까지 다양한 동물에서 나이가 들면 길이가 긴 유전자들의 발현이 감소한다는 점이 확인된다. 호에이메이커스 교수는 “긴 유전자의 발현 감소가 전신 노화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 단백질 생성, 세포 대사, 조직 구조 등 분자·세포·장기 수준에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변화는 대사 과정에서 생성된 활성산소나 자외선과 같은 외부요인의 노출 빈도가 늘어나면서 DNA가 손상되기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노화에 관한 많은 연구들은 노화를 가속화거나 늦추는 특정 유전자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는데 정확히 어떤 유전자가 노화에 취약한지 밝혀지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오래 전부터 노화 연구는 노화와 관련된 유전자 연구에 집중해왔지만 우리는 노화가 훨씬 무작위적으로 일어난다고 본다”며 “특정 유전자나 유전자 기능보다는 유전자 길이와 연관된 물리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길이가 길다는 것은 손상될 수 있는 부위가 그 만큼 많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를 여행에 비유했다. 2~3일의 짧은 여행은 무탈하게 넘어갈 확률이 높지만 한달 이상 긴 여행을 한다면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배탈이 나는 등 사건·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즉 길이가 짧은 유전자보다 긴 유전자가 신체 내부나 외부 요인에 의해 손상이 일어날 잠재적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일부 세포 유형이 특히 긴 유전자를 발현하는 경향이 있다. 이 세포들은 나이가 들면서 DNA 손상이 더 많이 축적될 가능성이 높다. 세포분열을 하지 않거나 드물게 분열하는 세포 또한 빠르게 분열이 일어나는 세포보다 DNA 손상이 더 많이 축적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 몸에서는 신경세포에 특히 길이가 긴 유전자들과 분열이 느리게 일어나거나 일어나지 않는 세포들이 존재한다. 노화와 신경세포의 퇴행이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이유다.

가령 퇴행성 신경질환인 알츠하이머병 발병은 단백질 응집과 연관이 있다. 단백질 응집을 막는데 관여하는 유전자의 상당수는 유난히 길이가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면서 이 길이가 긴 유전자들의 손상이 누적되면 단백질 응집을 막는데 어려움이 생겨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식이제한 등이 노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식이제한 등은 길이가 긴 유전자의 손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식이요법, 흡연, 음주, 산화 스트레스, 방사선 등은 길이가 긴 유전자의 손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식이제한 등을 통해 노화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